이스라엘·레바논, 美워싱턴서 협상 개시…"이란 영향력 축소 지지"(종합)

루비오 "역사적 기회, 역내 헤즈볼라 영향력 영구적으로 종식"
1993년 이후 첫 고위급 접촉…협상 본격화 위한 "생산적 논의"

(왼쪽부터) 마이클 니덤 미국 국무부 고문,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미셸 이사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 나다 하마데 주미 레바논 대사,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휴전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6.04.14.ⓒ 로이터=뉴스1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이정환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국 중재로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고위급 대면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평화 구축을 위한 논의를 개시했다.

국무부는 이날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회담은 1993년 이후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 이뤄진 첫 번째 주요 고위급 접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참석자들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협상을 본격화하기 위한 단계들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 나다 하마데 주미 레바논 대사가 각각의 대표로 회담에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클 니덤 미 국무부 고문,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등도 배석했다.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미국은 이 역사적인 이정표와 관련해 두 나라를 축하했으며, 추가 협상과 레바논 정부가 무장 세력을 통제하고, 이란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정책을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이번 협상이 2024년 합의의 범위를 넘어 포괄적인 평화 협정을 가져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미국은 헤즈볼라의 지속적인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이스라엘의 권리를 지지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적대 행위 중단 합의는 미국 중재로 양국 정부 간에 이루어져야 하며, 별도의 경로를 통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이러한 협상이 레바논의 대규모 재건 지원과 경제 회복을 가능하게 하고 양국 모두에 대한 투자 기회를 확대할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무부는 이스라엘에 대해 "레바논 내 모든 비국가 테러 조직의 무장 해제와 테러 인프라 해체를 지지하며, 양국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레바논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모든 미해결 현안을 해결하고, 역내 안보와 안정, 번영을 강화할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직접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라고 덧붙였다.

또 레바논 정부에 대해서는 "영토 보전 및 완전한 국가 주권의 원칙을 강조하며, 2024년 11월 발표한 적대 행위 중단 선언의 전면적 이행이 시급히 필요함을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되는 분쟁 여파로 국가가 계속해서 겪고 있는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고 완화하기 위한 휴전 및 구체적인 조치를 촉구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무부는 "모든 당사자는 상호 합의된 시기와 장소에서 직접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역사적인 기회"라며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역사와 복잡성이 우리를 지금, 이 순간을 맞이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담의 목적은 단순히 휴전에 관한 것만이 아니며, 20~30년 동안 지역에서 이어진 헤즈볼라의 영향력을 영구적으로 종식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입힌 피해뿐만 아니라 레바논 국민에게 입힌 피해까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루비오는 "우리는 무언가 실현될 수 있는 매우 긍정적이고 영구적인 틀을 구축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레바논 국민은 마땅히 누려야 할 미래를 맞이하고,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란의 테러 대리 세력이 감행하는 로켓 공격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대해 "레바논 국민 전체, 특히 남부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끝내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레바논은 헤즈볼라의 선공으로 이란 전쟁에 휘말리게 됐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미국의 합동 군사 작전으로 동맹국인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당시 최고지도자가 사망하자 3월 2일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로 로켓을 발사했다.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한 후에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해서는 휴전 대상이 아니라며 베이루트를 포함해 레바논 전역을 공습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지난주 양국 평화 회담의 첫 단계로 워싱턴DC에서 양국 간 대사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휴전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역에 로켓을 발사하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의료시설 인근에 공습을 가하는 등 지역 내 군사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그간 레바논의 무장 해제 요구를 거부해 온 헤즈볼라는 레바논에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상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나임 카셈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우리는 찬탈자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거부한다"며 "협상 회의를 취소하는 역사적이고 영웅적인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가운데)이 예히엘 라이터 주미이스라엘 대사(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와 나다 하마데 주미레바논 대사(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를 만나 휴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 2026.04.14.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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