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美출생률, 또 사상 최저치 경신…20년 전 대비 20% '뚝'

가임기 여성 1000명당 신생아 53명…전년 대비 1% 감소
1990년대생 10대 출산율 크게 하락…20대 출산율도 낮아

2022년 2월 1일 미국 미시간주 로열오크 보몬트 병원 가족분만센터에서 한 간호사가 신생아의 활력징후를 확인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출생아 수는 약 360만 명으로, 가임기 여성 1000명 당 약 53명 꼴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2022.02.0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지난해 미국의 출생률이 또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출생아는 약 360만 명으로, 가임기 여성 1000명당 약 53명꼴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 20년 전보다는 20%가량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평균 출산 연령은 높아지고 있다. 2024~2025년 30세 이상 여성의 출산율은 소폭 상승했으나, 30세 미만의 경우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해당하는 1990년대생에서 출산율의 유의미한 감소가 관찰된다. 해당 집단의 10대 출산율은 크게 하락했고, 20대 초반에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UCLA 공중보건대학원 역학 부교수 앨리슨 겜밀 박사는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면서, 원치 않는 임신은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며 "삶의 일정 자체가 달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혼을 비롯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족을 꾸리는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지목된다.

시카고 인비아 난임 센터(InVia Fertility Specialists)의 불임 전문의 시갈 클립스타인 박사는 "가장 많은 그룹은 적합한 파트너를 찾지 못했고 혼자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여성들"이라며 "아이를 원하기는 하지만 가정이라는 맥락 안에서, 또는 경제적 안정이 보장된 상황에서 갖기를 원하고, 타협하지 않아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꺼이 기다린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기후 위기, 경제, 인공지능(AI), 의료 수준 등에 대한 다양한 우려로 예비 부모들이 아이를 가지기를 망설인다는 분석도 있다.

겜밀 박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극도로 경쟁적이고 불평등한 세상에서 많은 예비 부모가 20년 전보다 육아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서도 저출생으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 사회보장기금의 재정 건전성 위협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으로 순이민 수도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이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새뮤얼 툼스는 "2023년과 2024년에 1%를 약간 웃돌던 인구 증가율이 2025년에는 0.3%로 떨어졌는데 주로 이민자 수가 여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