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부통령, 종전협상으로 '차기' 시험대…비개입주의 외교력 주목
11일 파키스탄서 이란과 협상 시작…'2주 휴전' 항구적 평화 전환 임무
"이란전쟁 가장 반대했던 참모" 이란이 선호하는 파트너…실패시 위험부담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란 전쟁 기간 눈에 띄게 신중함을 유지했던 JD 밴스(41) 미국 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등판한다. 차기 대선에서 유력 공화당 후보로 거론되는 밴스 부통령에게 이번 회담은 자신의 외교적 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회담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예정이다.
2028년 미국 대선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함께 강력한 공화당 후보로 오르내리는 밴스 부통령에게 이번 일은 경력에서 중요한 순간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후 밴스 부통령은 이례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부통령 자리는 한 전직 부통령이 "따뜻한 침 한 바가지 값어치도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힘든 자리다.
관건은 밴스 부통령이 2주 휴전을 영구적인 평화로 전활할 수 있느냐다.
밴스 부통령은 자신이 해병대로 복무했던 이라크 전쟁처럼 미국이 더 이상 해외 전쟁에 휘말리지 않길 원하는 확고한 비개입주의자(anti-interventionist)로서 정치적 입지를 구축해 왔다. 이번 전쟁을 앞두고도 트럼프 주변에서 가장 반대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란으로서도 밴스 부통령을 협상 파트너로 상대적으로 더 적합하다고 여길 가능성이 있다.
밴스 부통령은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한 데 대해 이란이 분노하자 합의에 레바논이 포함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말을 했지만, 이란이 "타당하게 오해"했을 수 있다며 한층 누그러진 어조를 덧붙였다.
다만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밴스 부통령은 지난해 2월 말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의 '공개 설전' 참사를 촉발한 장본인으로도 악명이 높다.
이번 이슬라마바드 회담에서 밴스 부통령은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동행한다. 2011년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 이후 파키스탄을 방문하는 첫 미국 부통령이 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슬라마바드 회담을 확인하며 밴스 부통령이 "처음부터 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한 바 있다.
비개입주의자인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2월 28일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감행하자 행정부 내 균형을 유지할 수 없게 되자 그간 언론의 주목을 피했었다.
이번 주 뉴욕타임스(NYT)는 전쟁 전 몇 주 동안 열린 비공개 논의에서 밴스 부통령이 군사 작전이 지역 혼란을 야기하고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결집을 분열시킬 수 있다며 가장 강하게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2주 휴전이 공식화됐을 때 밴스 부통령은 마침 헝가리에 머물며 친트럼프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주말 총선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었다.
밴스 부통령은 헝가리를 떠나며 기자들에게 "나의 핵심 역할은 전화 통화를 많이 하는 것"이라며 "많은 전화를 받았고 많은 전화를 걸었다. 지금 상황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메릴랜드 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강사이자 미국 부통령의 외교 정책 역할을 연구하는 전문가인 에런 울프 매너스는 AFP에 "부통령이 이와 같은 공식 협상을 주도한 사례는 없었다"며 "높은 위험과 높은 보상이 따르는 일"이라고 평했다.
또한 "밴스 부통령이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겉치레뿐인 합의라도 이끌어내더라도 충분할 수 있다"며 다만 "아무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유능함에 의문이 제기되고 선거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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