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전소 궤멸" 이란 "중동 불바다"…시한 이틀 앞 일촉즉발
韓시간 수요일 오전 9시로 재차 연장…"합의 가능성 상당" 낙관론도
이란 "美본토까지 심각한 혼란" 경고…UAE 등 걸프국 석유화학공장 공격
- 류정민 특파원, 김지완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오는 7일(현지시간)로 하루 더 연장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를 전면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을 상대로 최대의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시한 전에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어 시한 전 협상 진전 여부가 주목된다.
이란은 이에 맞서 "중동 전체가 불타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 6주째에 접어든 이번 전쟁이 대화를 통한 해결이냐, 전면적 공격 확대에 따른 확전이냐의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을 하루 정도 앞둔 6일 오후 1시(한국시간 7일 오전 2시) 이란 상공에서 추락한 F-15 전투기 탑승 장교의 무사 구출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전쟁의 향방을 가늠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 동부시간 화요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라는 글을 게시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이는 기존 6일로 제시했던 협상 시한을 하루 늦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발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번 화요일(7일)은 이란에서 '발전소의 날'이자 '교량의 날'이 동시에 열리는 날"이라며 "이보다 더 대단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지 약 4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그는 "이 미친 X들아(crazy bastards), 당장 그 빌어먹을 해협(fu**in' straits)을 열어라"며 "안 그러면 지옥에서 살게 될 테니, 두고 보라"고 적었다. 또 "알라께 영광을"이라는 조롱조의 문구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6일 이란 발전소 공격 유예 시한을 6일 오후 8시까지로 열흘 연장한 바 있다. 당초 '48시간 통첩'으로 이란 발전소 폭격을 위협하다가 '5일 유예' 발표 후 유예기간을 이틀 정도 남기고 열흘 더 연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만약 그들이 화요일(7일) 저녁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발전소는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고 다리도 하나도 서 있지 않을 것"이라며 시한 하루 연장을 확인했다.
또 "이란이 해협을 계속 폐쇄하려 한다면 전국의 모든 발전소와 다른 시설들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내일(6일)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이란)은 지금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악시오스 인터뷰에서도 "상당한 (합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모든 것을 파괴해 날려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민간인 피해 우려 지적에 "그들은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우리가 도중에 철수할까봐 걱정하는데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 국민들이 미국의 공격을 지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시한을 수 차례 연장하고, 시한 내 합의 가능성을 흘리는 것이 실제 협상의 진전 상황을 반영하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위협 수준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이란을 움직이게 만들면서도 유가나 증시 등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협상 진전을 함께 언급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이란 측에서는 아직까지 전향적인 반응이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란의 유력 정치인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어 게시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무모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신의 무모한 움직임은 미국의 모든 가정을 살아있는 지옥으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당신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명령을 따르는 한 우리 지역 전체가 불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어 "유일한 해결책은 이란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이 위험한 게임을 끝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위협을 실행에 옮겨 광기를 더 부린다면, 그는 자신의 패배를 더욱 '영광스럽게' 만들 뿐이다"며 "이 경우 지역 내 모든 미국의 이익을 불태워버리는 것은 물론, 전쟁의 여파가 아마도 미국 영토까지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다만, 이는 미국에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뜻이 아니라면서 "하지만 트럼프는 미국 본토 내에서 심각한 혼란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가 전쟁 격화를 계산하는 데에서도 큰 실수를 범하고 있다면서, "이란은 긴장을 어떤 수준으로든 격화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의 석유화학 공장을 집중 타격했다고 밝혔다.
아부다비 공보실은 "방공 시스템의 성공적인 요격으로 인해 파편이 낙하하면서 '보루지'(Borouge) 석유화학 공장에서 3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긴급 대응팀이 신속히 대처해 상황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석유 공사도 이날 자회사인 석유화학 기업의 시설이 여러 곳이 공격 대상이 됐으며, 이로 인해 "일부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심각한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바레인에서는 국영 에너지 기업이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저장 탱크에 화재가 발생했으나 이후 진화됐다고 전했다. 이로 인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당국은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이스라엘 북부 항구 도시 하이파의 주거용 건물도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아 10개월 아기와 82세 노인을 포함해 최소 4명이 다치고 3명이 실종됐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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