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맹국에 "호르무즈 직접 열어라…못하겠으면 美석유 사"

호르무즈해협 수혜자 책임 천명…전쟁 적극 지원 안한 나토 등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에 관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6.04.0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 크로스 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對)이란 군사작전인 '에픽 퓨리' 성과를 과시하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국들을 향해 "이제 스스로 호르무즈 해협을 열라"고 떠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앞서 예상됐던 것처럼 '나토 탈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에 비협조적이었던 국가들을 겨냥해 조롱성 언급을 늘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료를 구할 수 없는 국가들, 이란 지도부 제거 작전에 동참하기를 거부했던 많은 국가에 제안한다. 이제라도 '지연된 용기(delayed courage)'를 내라"며 "스스로 해협을 통제하고 보호하고 사용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용기를 냈어야 했다. 진작 우리와 함께했어야 했다"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 참여를 거부한 동맹국을 비판하면서 "이미 본질적으로 대파시켜 어려운 부분은 끝냈으니 (해협 개방이) 쉬울 것"이라고 조롱하는 듯한 언급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해협을 열라'는 제안에 앞서 "미국산 석유를 사라. 우리에겐 아주 많다"고 했다. 스스로 해협을 열든지, 그걸 못하겠으면 미국산 원유를 사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중순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을 위해 나토 회원국과 한국·중국·일본 등에 함정을 파견할 것을 요구했으며, 각국이 신중하고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여러 차례 강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에너지 자립을 강조하며, 유럽 등 수혜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보호 비용과 인력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수혜자 부담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국가들은 그 통로를 스스로 돌봐야 한다"며 "그들이 절실히 의존하는 지역인 만큼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그곳(중동)에 있을 필요가 없다. 그들의 석유도, 그 무엇도 필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그저 동맹국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해, 동맹을 상호호혜적 관계가 아닌 미국의 일방적 시혜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은 군사적으로 막을 수 없는 존재(unstoppable)다. 32일 만에 이란이라는 강대국을 무력화했으며, 이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투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연료를 구할 수 없는 국가들은 미국산 석유를 사라. 우리에겐 아주 많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토 회원국들의 호르무즈 해협 작전 불참을 비판하며 "나토 탈퇴를 강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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