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美 반사이익…미국산 원유·가스 '불티'
3월 美정제유 수출 日평균 311만 배럴
2017년 집계 이래 최고치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미국의 연료 수출이 집계 이래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세계 에너지 공급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자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공급처로 미국을 지목해 주문이 폭주한 결과다.
선박 추적 서비스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3월 미국의 휘발유·디젤 등 정제 석유제품 수출량은 하루 평균 311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 2월의 250만 배럴보다 24% 이상 급증한 수치이자,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7년 이래 월간 기준 최고 기록이다.
지역별로는 유럽으로의 수출이 전월 대비 27% 늘어 일일 41만4000배럴, 아시아는 전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22만4000배럴, 아프리카로의 수출은 전월 대비 169% 증가한 14만8000배럴로 나타났다.
평소 유럽으로부터 디젤을 수입하던 미국 동부 연안에서조차 유럽으로 연료를 역수출하는 이례적인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출 실적은 미국에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에너지 기업들은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정작 미국 국민들은 살인적인 기름값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말 기준 미국 전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갤런당 4달러(L당 약 1585원)를 돌파했다.
물류와 산업의 혈맥인 디젤 가격은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서며 경제 전반에 인플레이션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트럭 운송비가 오르면 식료품부터 공산품까지 모든 상품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악화하자 미국 내에서는 국내 생산 원유를 수출하지 말고 내수용으로 돌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수출 제한 조치가 오히려 국내 정유사들의 생산 활동을 위축시켜 장기적으로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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