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수 주간에 걸친 지상전 준비…최장 2개월 소요"

워싱턴포스트 보도…"승인된다면 미군 더 큰 위험 노출"
해병·공수부대 등 특수부대로 '치고 빠지기' 유력…'원유수출 심장' 하르그섬 점령 등 거론

댄 케인 합참의장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에서 대(對)이란 군사작전인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경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미 국방부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금지) 2026.03.04. ⓒ 뉴스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국방부가 이란에서 수 주간에 걸친 지상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 작전이 전면적이 아닌 제한적인 형태이며 특수부대와 일반 보병을 혼합한 형태의 기습 공격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항인 하르그섬이 점령하거나 호르무즈 해협 인근 무기 시설을 파괴하는 '치고 빠지기'식 습격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미 해병대와 공수부대 등 상륙·기습 작전에 특화된 병력이 주축이 될 지상 작전은 수 주에서 최대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임무는 미군 병력을 이란의 드론·미사일과 지상 사격, 급조 폭발물 등 다양한 위협에 노출할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미 행정부 내에선 엇갈린 신호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상군 투입에 선을 그었지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을 향해 "지옥을 맛보게 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미군 13명이 숨졌고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각지에서 3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지상군이 투입되면 사상자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6일 악시오스는 미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비해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4가지 주요 군사 시나리오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첫 번째는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기지 하르그섬을 침공하거나 봉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요충지인 라라크섬 침공이다.

이 밖에도 아랍에미리트(UAE)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아부무사섬 등 3개 섬을 점령하거나, 호르무즈 해협 동쪽에서 이란산 원유를 수출하는 선박을 나포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미군이 이란 내륙 깊숙이 침투해 이란이 핵 시설 안에 보관해 둔 고농축우라늄을 확보하는 지상 작전 계획 또한 준비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중동에 배치 명령을 받은 7000여 명의 지상전 병력 외에도 1만 명의 지상군을 추가로 파병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내 여론은 지상군 투입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2%가 지상군 투입에 반대했다.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은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일본) 이오시마를 점령했듯 우리도 할 수 있다"며 강경론에 힘을 실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상 작전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마이클 아이젠슈타트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국장은 WP에 "하르그섬을 점령하더라도 이란의 드론과 포격에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라며 "한곳에 머무르기보다 기동성을 살린 기습 작전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점령 자체보다 점령지를 지키기가 더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군의 이란 지상전 계획은 이미 여러 차례 가상훈련(워게임)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모든 시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단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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