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공항 충돌 소방차, 추적장치 미장착"…관제사 과실론은 신중

항공기·소방차 충돌로 조종사 2명 사망…승객 41명 병원 이송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요원들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에어캐나다 익스프레스 여객기의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와 소방차 간 충돌 사고 당시 공항의 활주로 충돌 방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로이터통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라과디아 공항에서 열린 사고 조사 브리핑에서 활주로 충돌 방지를 위해 설계된 추적 기술들이 사고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오후 11시 40분쯤 공항에서는 승객 72명과 승무원 4명이 탑승한 캐나다 몬트리올발 에어캐나다 익스프레스 항공기가 착륙하던 중 공항 내 또 다른 여객기인 유나이티드 2384편 이륙 중단 상황 대응을 위해 활주로를 횡단하던 지상 소방차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항공기 조종사 2명이 숨지고 4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사고 당시 관제사들이 공항에서 발생한 다른 사건에 주의가 분산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제니퍼 호먼디 NTSB 위원장은 항공관제소에 위치 정보를 전송하는 장치인 트랜스폰더가 소방차에 장착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공항에서 지상 차량의 움직임을 더 쉽게 추적할 수 있도록 소방차에 트랜스폰더를 장착할 것을 공항에 권고하고 있다.

공항 지상감시 시스템(ASDE-X) 또한 차량 간 간섭으로 인해 경고 알람을 생성하지 못한 점도 확인됐다. 호먼디 위원장은 관제사들이 업무 수행을 위한 모든 정보와 도구를 갖추어야 한다며, 항공기든 차량이든 지상 이동 관련 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3일(현지시간) 에어캐나다 익스프레스 항공기가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착륙하던 중 구조·소방 차량과 충돌해 심하게 손상된 모습. 2026.03.23 ⓒ 로이터=뉴스1

또한 호먼디 위원장에 따르면 충돌한 소방차는 충돌 9초 전 관제사로부터 정지 지시를 받았음에도 계속 전진했다.

호먼디 위원장은 소방차에 타고 있던 탑승자 2명이 관제사의 경고를 수신했는지 불분명하다며 조사관들이 탑승자와의 면담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사고로 중상을 입었다.

한편 호먼디 위원장은 공항 관제 인력의 집중력 저하 가능성을 제기하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집중력 저하가 원인이었다'라고 단정 짓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관제사들은 업무량이 매우 많은 환경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당시 공항 관제탑에서는 항공교통관제사 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호먼디 위원장은 자정 근무 시 2명만 근무하며 다른 관제사들의 업무까지 수행하는 것이 FAA 표준 운영 절차라며, NTSB가 수년간 우려를 표명해 왔다고 강조했다.

NTSB는 착륙 중이던 항공기의 기상과 주변 시계, 소방차 탑승자들의 움직임 등 추가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