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턴시킨 중동, 협상 전망은 회의적…"이란 대표는 누구?"
48시간 초토화 위협서 5일간 협상으로…이집트·사우디 등 중재 역할
협상 일정 아직 구체화 안된 상태…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등판도 미지수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에 대한 전면 공격을 5일간 보류한다며 대화 국면을 조성한 배경에는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의 긴박한 '물밑 외교'가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1일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하지만 그 48시간을 12시간 정도 남겨두고 이란과 "매우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군사 행동을 유예하고 외교적 해법을 모섹하겠다는 입장으로 180도 선회했다.
이런 극적인 변화는 지난 1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집트·튀르키예·사우디·파키스탄 4개국 외무장관들의 회동에서 시작됐다고 WSJ는 전했다.
4개국 장관은 전쟁의 외교적 출구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고, 특히 이집트 정보당국이 이란의 최고 실세 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접촉에 성공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들은 신뢰 구축을 위해 '5일간의 적대행위 중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든 선박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중립 위원회가 해협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카타르·오만·프랑스·영국 등도 비공식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미국이 중동의 중재국들을 통해 비공개 회담을 여러 차례 가졌고, 미국 관리들이 이 회담을 통해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가 가능할 것이란 희망을 갖게 됐다고 WSJ에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 참모들이 전쟁 종식을 간절히 바라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이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하지만 협상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중동 중재국들도 미국과 이란이 신속하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 관리들이 이번 주 파키스탄이나 튀르키예에서 만나는 방안에 대한 초기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미국 관리는 WSJ에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할 가능성이 크고, 협상 타결 조짐이 보이면 JD 밴스 부통령이 직접 참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란 측에선 협상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가운데 전쟁 이후 연이은 지도부 사망으로 인해 지도부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대표성 있는 협상 대표가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이란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을 파견할 수도 있지만 이란 관리들은 그와 위트코프 간 협상이 결렬된 점을 들어 실패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 언론 보도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화 상대로 지목했다고 알려진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이 시점에서 출국해 회담에 참석할 의향이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갈리바프는 강경파 성향으로 혁명수비대 공군사령관을 지낸 이력이 있지만 테헤란 시장 재임 시절에는 실용주의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니콜 그라예프스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갈리바프는 이란 정치 지도부와 강경파를 설득해 합의를 받아들이게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고위 관리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혁명수비대는 이집트가 수에즈 운하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처럼 자신들도 호르무즈 해협 통행 선박으로부터 통행료를 징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아랍 국가들은 이런 방안에 반대하는 입장이며, 사우디아라비아는 특히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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