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일주일 새 두 번째 전국 정전…美 에너지 봉쇄에 '사면초가'
美 베네수 공습 후 쿠바 에너지 공급 중단…'최악의 에너지 위기'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의 석유 봉쇄 조치를 겪고 있는 쿠바가 21일(현지시간) 국가 전력망이 일주일 사이 두 번째 '완전 단절' 사고를 겪었다.
로이터,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쿠바 국영 전력공사 유니온 엘렉트리카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국가 전력 시스템의 전체적인 연결 단절이 발생했다. 추가 정보를 계속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전력 시스템의 단계적 복구를 위한 프로토콜이 시행 중"이라며 "병원, 정수장 등 주요 거점 시설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마이크로그리드가 가동됐다"고 덧붙였다.
에너지난과 전력망 노후화를 겪고 있는 쿠바에서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이나 전체 시스템 가동이 중단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쿠바는 지난 16일에도 원인 미상의 이유로 전력망이 완전히 마비됐다. 앞서 지난 4일 주요 화력발전소 고장으로 시스템 대부분이 중단된 바 있다.
정전 사태로 쿠바 수도 아바나 시민들은 다시 휴대전화 조명이나 손전등에 의지해 길을 찾아야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아바나 주민 오펠리아 올리바(64)는 AFP통신에 "이 상황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며 "비슷한 일을 겪은 지 일주일도 안 됐다. 정말 지친다"고 토로했다.
서방의 오랜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온 쿠바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뒤로 더 큰 위기를 맞았다.
쿠바는 마두로 대통령이 압송된 이후 핵심 공급처였던 베네수엘라로부터 에너지 공급이 중단됐고, 이에 따라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 식수 등 기본 서비스 등이 중단됐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미국은 러시아산 석유 제품에 대한 제재를 지난 12일 일시적으로 해제했지만, 북한·크림반도와 더불어 쿠바가 포함된 거래는 제외한다는 예외 조항을 뒀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최근 3개월 동안 원유를 전혀 수입하지 못했다며 에너지 위기로 일부 지역은 한 번에 30시간 넘게 정전이 발생하고, 전력 부족으로 수만 명이 수술을 받지 못한 채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서반구 패권 회복'을 주요 대외정책 목표로 삼은 미국은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을 축출하고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쿠바를 해방하든, 차지하든,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솔직히 말하면 그들(쿠바)은 지금 매우 약화했다"고 말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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