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에 전쟁 완수하라 한 적 없다" 미군 전사자 아버지의 절규

헤그세스 미 국방 "유족들이 전쟁 완수 원해" 주장에 반박
전쟁 정당성 부각하려 유족 반응 왜곡 논란…유족 "누가 전쟁 원하겠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대(對)이란 군사작전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6.03.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과의 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미군 부사관의 아버지가 미국 정부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전날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전사자 유족들을 만났다며 "눈물과 포옹 속에서 유족들은 하나같이 '이 일을 끝내달라. 우리 아이들의 희생을 기려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유가족들이 전쟁 지속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고(故) 타일러 시먼스 상사의 아버지 찰스 시먼스(60)는 NBC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다른 가족들의 입장은 모르겠지만 나는 (헤그세스) 장관과 대화할 때 그런 주제는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찰스는 오히려 헤그세스 장관에게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많은 위험이 따른다는 걸 안다"면서 "부디 지금의 결정이 꼭 필요한 것이길 바란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음악 교사로 일하는 찰스는 전쟁에 대해 "의문점이 있다"면서 "모든 자료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확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사자 유가족의 발언을 인용했다가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지난 7일 다른 전사자 유족을 만난 뒤 "모든 가족이 임무를 완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공직자는 NBC에 "그런 말을 하는 유족은 못 봤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 유진 빈드먼 하원의원(민주·버지니아)은 "유족들은 남편, 아내, 자식을 잃은 끔찍한 슬픔을 감당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그들이 군사적 임무 같은 것을 생각할 겨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찰스는 "누가 전쟁을 원하겠는가?"라며 아들이 전사하기 하루 전 자신과의 통화에서 "아빠 사랑해요"라고 말했다며 울먹였다. 그는 헤그세스 장관이 개인적으로는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고 덧붙였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