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멈춰선 미·중 정상회담…중동사태 中의 선택은

中, 트럼프 파병 요청 노골적 조롱…"군함 보낼 일 절대 없다"
'무역 휴전' 원하는 中, 이란에 호르무즈 재개통 압박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5.10.3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이달 말로 예정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및 미중 정상회담이 이란 전쟁의 여파로 연기된 가운데, 이번 전쟁이 미중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향후 미중관계와 정상회담은 중국이 전쟁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이 미국의 이란 전쟁에 협조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정상회담 연기가 중국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中, 트럼프 '호르무즈 파병' 요청 조롱…"차라리 이란이 美선박 호위하게 해라"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의 지도 앞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원유 시설과 원유 배럴 모형이 놓인 일러스트. (자료사진) 2026.3.3 ⓒ 로이터=뉴스1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청이 중국에서 "노골적으로 조롱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 유명 중국 블로거는 이 요청이 너무 터무니없다며 차라리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군함을 불러 미국 선박을 호위하게 하는 편이 낫겠다고 비꼬았다.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5일 "이것이 정말 '책임 분담'에 관한 것일까, 아니면 워싱턴이 시작했지만, 끝낼 수 없는 전쟁의 위험을 분담하자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상하이 국제대학 중동연구소의 딩 룽 교수는 "트럼프가 (중국에) 오든 안 오든, 중국은 호위 작전에 참여하기 위해 군함을 절대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함 파견은 중국이 참전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독일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의 분석가인 클라우스 쑹은 중국에 이번 전쟁은 중국이 아닌 미국의 문제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하는 것은 "중국이 그의 명령을 따르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中, '무역전쟁 휴전' 연장하려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 압박할 수도
지난해 9월 2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5.09.02 ⓒ 로이터=뉴스1

다만 중국이 이란 전쟁에 개입할 유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NYT는 중국이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면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휴전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경기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유예 조치 연장을 바라고 있다. 또한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을 줄이게 하고 첨단 반도체 기술 관련 수출입 규제 완화도 노리고 있다.

게다가 중국도 석유 수입의 4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해상 데이터 플랫폼인 '마린 트래픽'(Marine Traffic)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최소 9척의 중국 선박이 페르시아만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윤 선 중국 프로그램 디렉터는 "해협 재개통은 모든 이에게 이익이 된다"며, 중국 정부가 중재에 나서거나 이란에 은밀히 압력을 가해 해협을 재개통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스라엘과 미국에도 전쟁을 끝내라고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노력이 중국과 미국의 우호적 관계에도 도움이 되고 책임감 있는 강대국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상회담이 연기되고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이 받을 더 큰 압박이 중국의 협상력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쑹은 "베이징과 워싱턴 모두 정상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 회담은 협상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절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