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뚫으려는 美 보험 구상 '삐걱'…"돈보다 선원 안전 문제"
200억달러 규모 정치적 위험 보험->재보험으로 수정
전문가들 "보험은 이미 충분한데 문제는 승무원 안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역 항행을 꺼리는 선박들을 상대로 미국 보험사 중심의 직접 보장 모델을 추진했다가 현실적으로 시장 구조와 맞지 않아 결국 재보험 형태로 수정했다. 하지만 이 역시 현실에 동떨어진 것으로 실현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평가됐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걸프해역 선박 보험 판매를 추진했다. 그는 이 계획이 "전 세계에 에너지가 자유롭게 흐르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모든 선박에 대해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정치적 위험 보험을 제공하고, 필요시 미 해군 호위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보험사들이 정치적 위험을 직접 인수하겠다는 것인데 이에 따라 연방 정부 산하 기관인 미국개발금융공사(DFC)는 미국 보험사들이 주도하는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우선주의' 보험 프로그램 시행을 맡았다.
그러나 해상 전쟁위험 보험은 전통적으로 런던 로이즈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어 미국 보험사들이 직접 참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런던 보험사와 브로커들에게 시장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연락했지만, 기밀 자료 제공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선주와 보험사들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미국 정부는 다시 계획을 수정했다. DFC는 200억 달러 규모 보험을 재보험 프로그램으로 수정했다. 즉 보험사가 특정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구매할 수 있는 재보험으로 바꾼 것이다. 처브(Chubb)를 비롯한 미국 보험사가 참여하는데 다만 적용 대상 선박 기준은 아직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구상들이 시장 현실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맥길 앤 파트너스 해상 부문 책임자인 데이비드 스미스는 "전쟁 위험을 둘러싼 전체 생태계가 존재한다"며 "미국 보험사들이 그 특정 생태계 근처 어디든 자리 잡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선주들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보험 안전망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항해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지만, 보험보다 승무원 안전이 더 큰 문제기 때문이다. 재보험 모델 역시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의미다. 현재 1000척 이상의 선박이 이란 공격 위험 때문에 해협 진입을 꺼리고 있으며, 일부만 제한적으로 항해를 재개했다.
보험사들은 "보험은 이미 시장에서 제공되고 있으며 문제는 실제 위험"이라고 강조한다. 걸프 해역 선박 보험료는 평시 선박 가치의 약 0.25%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1~2%까지 치솟았고, 특히 미국·이스라엘 관련 선박은 최고 수준의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미 해군 호위와 같은 군사적 지원이 병행돼야 선박 운항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호위 선단 계획도 구체적 범위와 시점이 불투명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WSJ은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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