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미국식 정의"…할리우드 짜깁기 '전쟁 홍보' 영상 올린 백악관

아이언맨·글래디에이터·탑건·존 윅 등 인기 콘텐츠 사용
"소셜미디어 전략 10대 같아" 비판…사용 허가 여부도 불분명

<사진=백악관 X(구 트위터) @WhiteHouse>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백악관이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할리우드 영화를 짜깁기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백악관은 전날(5일) X(구 트위터) 공식 계정에 "미국식 정의"(Justice the American way)라는 캡션과 함께 42초 분량의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은 영화 '아이언맨 2'의 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하는 토니 스타크가 장비를 작동시키기 위해 손뼉을 치며 "일어나, 아빠 왔다"라고 말한다.

다우니 주니어는 2024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공개 지지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다음으로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주연 배우 러셀 크로우,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주연 배우 멜 깁슨이 등장한다. 모두 약자가 거대 제국에 맞서 저항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로, 크로우와 깁슨은 각각 호주와 뉴질랜드 출신이다.

이어 영화 '탑건'의 매버릭을 연기한 배우 톰 크루즈가 짧게 지나가며,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와 '베터 콜 사울'의 타락한 변호사 캐릭터인 사울 굿맨이 등장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못 해"라고 외친다.

다음으로는 키아누 리브스가 영화 '존 윅'에서 "나는 돌아올 생각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에서 주인공 월터 화이트가 "내가 바로 위험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월터 화이트를 연기한 배우 브라이언 크랜스턴은 다우니 주니어와 마찬가지로 트럼프를 줄곧 비판해 왔다.

이외에도 여러 슈퍼히어로 캐릭터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등장하는 가운데, 비디오게임 '모탈 컴뱃' 시리즈에 삽입된 "완벽한 승리"라는 음성과 함께 백악관 로고가 떠오르면서 영상이 마무리된다.

이런 장면 사이사이에는 미군이 목표물을 겨냥해 공격하는 모습이 삽입됐다.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댓글은 트럼프 행정부의 소셜미디어 전략이 마치 10대 청소년들과 같고 미숙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점점 더 도발적인 시각 이미지를 사용해 왔으며, 이는 조롱과 모욕, 트롤링을 특징으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소셜미디어 전략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지난 1월에는 이민 정책 반대 시위에서 체포된 여성의 사진을 조작해 마치 여성이 우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했다. 이 같은 전략은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저급한 영상인 '슬롭'과 '프로파간다'를 합친 '슬롭파간다'(Slopaganda)로 지칭되기도 한다.

백악관이 영상에 삽입된 장면들의 사용 허가를 얻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앞서 백악관은 아바, 비욘세, 브루스 스프링스틴, 조지 해리슨, 롤링 스톤스 등 수많은 유명 예술가와 음악가들과 자료를 사전 협의 없이 사용한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