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중남미에 "마약단속에 軍 나서야…美 단독으로 할 수도"

중남미 국방수장과 '2026 미주 반카르텔 회의' 개최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마약 카르텔, 군사력으로만 격퇴 가능"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랄의 미 남부사령부에서 중남미 국방·안보 수장들과 함께 제1회 미주 반(反)카르텔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3.5. ⓒ 뉴스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5일(현지시간) 중남미 국가들이 마약 카르텔에 대해 공격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미국이 단독으로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플로리다주 도랄의 미 남부사령부에서 열린 '제1회 미주 반(反)카르텔 회의'에서 중남미 국방 수장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회의에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에콰도르, 칠레, 파라과이 등 중남미와 카리브해 16개국이 참석했으며 마약 생산 및 밀매 핵심 국가인 콜롬비아, 멕시코, 브라질은 참석하지 않았다.

헤그세스 장관은 마약 카르텔에 대해 "미국은 이러한 위협에 맞서 필요하다면 단독으로 공격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며 "그러나 우리의 바람이자 이번 회의의 목표는 이 지역의 이익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공동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국은 강한 국경을 지키고, 공동의 유산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독교 국가로서 남아야 한다"며 "급진적 마약 공산주의, 무정부 폭정, 통제되지 않은 대규모 이주에 길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미국 지도자들은 너무 오랫동안 먼로주의의 단순한 지혜를 저버렸다"며 먼로주의의 부활을 시사했다.

먼로주의는 1823년 제임스 먼로 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외교 노선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의 영향권을 차단하고, 미국의 영향권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도 '돈로주의'라 불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수개월 동안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 선박이라고 주장하는 소형 선박들을 공격했고, 그 과정에서 152명이 사망했다. 또한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마약 카르텔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강조했다.

밀러는 "수십 년 간의 노력 끝에 우리가 배운 것은 카르텔 문제에 사법적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번 회의가 변호사들의 모임이 아닌 군 지도부 회의인 이유는 마약 카르텔은 오직 군사력으로만 격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등의 마약 카르텔을 이슬람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IS)와 알카에다에 비유하며 "우리는 그 테러단체들을 상대하는 것처럼 잔혹하고 무자비하게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약 카르텔에 대한 군사력 제일주의를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브라질 공공안보포럼의 다비드 마르케스는 마약 밀매에 대해 오직 군사적 접근만 사용하는 것은 "매우 터무니없이 단순화한 것"이라며 마약 밀매에는 복잡한 초국가적 공급망이 연관되어 있어 "군사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르케스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이 다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성과가 없을 것이고, 오히려 사망자만 늘리고 정치적으로 보여주기 좋은 작전만 남을 뿐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멕시코와 같은 국가들은 수십 년 간 마약 카르텔 대응에 군대를 사용해 왔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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