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 뒤 美 "스페인 군사 협력 합의"…스페인 "사실 아냐"

美 '기지 사용' 불허한 스페인 "입장 그대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란에 대한 미군의 군사작전 진행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6.03.04. ⓒ AFP=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 백악관이 4일(현지시간) 스페인이 미군과의 군사 협력에 동의했다고 밝히자 스페인 정부가 이를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몇 시간 사이에 스페인이 미군과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분명히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협력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 발표 직후 스페인 정부는 강하게 반박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입장 변화는 사실이 아니다며 "기지 사용 문제와 중동 전쟁, 이란 폭격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스페인은 이란 공습과 관련해 남부 스페인의 로타 해군기지와 모론 공군기지를 사용하겠다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무모하고 불법적인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이 군사 작전에 협조하지 않았다며 "끔찍한 동맹(terrible ally)"이라고 비난하면서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서 "전쟁에 반대한다"며 이번 충돌이 확대될 경우 세계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아 헤수스 몬테로 스페인 부총리도 "스페인은 다른 나라의 속국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정부는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강한 비판과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에 대한 반대 등 여러 정책을 두고도 워싱턴과 갈등을 빚어왔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