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대화 불가 판단에 미사일 세례…정권교체 불사하나

"핵·미사일·해군 궤멸…이란인들 정부 전복할 기회"
중동 전력 집중 후 3차례 협상…우라늄 농축 등 이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2.27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공격은 이란과의 3차례 핵 협상이 공전하면서 더 이상 대화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날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수도 테헤란 등에 작전명 '에픽 퓨리'(Epic Fury·장대한 분노)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은 작년 6월 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 이후 8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뿐만 아니라 미사일 및 관련 산업, 해군까지 모조리 궤멸하겠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이란인들에게 정부를 전복할 기회가 왔다며 사실상 정권 교체를 촉구했다.

미국은 연말연시 이란 반정부 시위로 역내 긴장이 고조되자 중동에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군 전력을 배치해 놓고 이란에 핵·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를 압박해 왔다.

이란과 미국은 이달 들어 오만 중재로 3차례의 핵 협상을 진행했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양측은 26일 3차 회담 때만 해도 내달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대화를 지속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끝내 이란 공격을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협상 결렬 시 '충격적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고, 지난 19일 앞으로 10~15일의 시간을 주겠다며 3차 회담을 최후의 협상 기회로 제시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폴리티코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주간의 외교 협상에도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자 광범위한 군사 공격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일간 가디언은 "작년 6월에 이어 미국이 핵 협상 도중 또다시 이란을 공격하면서 합의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애초에 이란과의 합의에 진지하긴 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제로(0) 농축과 탄도 미사일 개발 중단,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을 포괄적으로 요구했다. 이란은 협상은 핵에 국한되며 낮은 수준의 평화적 핵농축 권리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버텼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합의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대통령이 시의적절한 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번 작전은 대규모로 진행될 것이며 이란 국민이 요구하는 대로 정권 제거가 목표"라며 "이란 정권 붕괴 시 중동이 새로운 시대를 맞아 역내 국가들의 관계 정상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의 표적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포함됐지만 현재로선 공격 결과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일부 외신은 하메네이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