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대표 "北美대화 조기성사 지원…페이스메이커 역할"(종합)

정연두 외교전략정보본부장 방미…후커 美국무부 정무차관 등과 대북정책 공조
"김정은 당대회 발언은 예측범위…'조건없는 대화 열려 있다'는 美입장 재확인"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들과 기자회견에서 방미 대화 결과에 대해 밝히고 있다. 2026.02.26. ⓒ 뉴스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정부 북핵 수석대표인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은 26일(현지시간) "북미 대화 조기 성사를 계속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제9차 당대회에서 발표한 사업 총화 보고에 대해 "예측 범위에 있었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4일 방미한 정 본부장은 이날까지 워싱턴DC에서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 토마스 디나노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 마이클 디솜브레 동아태 차관보 등 국무부 주요 인사들과 만났다.

그는 "미 국무부 주요 인사들과 제9차 당대회 결과 등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에 기초한 한반도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북한의 메시지가 우리의 예측 범위 내에 있었던 만큼 페이스 메이커로서 북미 대화의 조기 성사를 계속 지원하고자 남북 간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을 위한 노력도 창의적 시각을 갖고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미국 측에 설명했다"라고 밝혔다.

또 "미국 측에서도 북한과 전제 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한미 양국 각급에서 수시로 소통하고 긴밀하게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이와 함께 워싱턴 소재 주요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 및 의회 인사들을 만나서 우리의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포함한 대북 정책을 설명하는 한편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 조야의 인식과 대북 정책 관련 조언을 청취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20~21일 열린 9차 노동당 대회 사업 총화 보고에서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적수들의 잠재적 위협을 억제하고 지역 안정을 유지하는 강력한 안전장치"라며 "우리는 현재처럼 앞으로도 계속 미국과의 대결에 만반으로 준비하며 최강경 자세를 변함없는 대미정책 기조로 확고히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총비서는 "만약 미국이 공화국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각종 제재 등을 철회하는 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다면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이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뉴스1 질의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전제 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당국자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세 차례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를 안정시켰다"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함없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인데,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방중을 계기로 김정은과 만날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편 김정은 총비서는 한국에 대해서는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정부가 북한의 이런 표현까지 예상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대남 메시지, 대미 메시지와 국제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에 대해서 예상범위에서 나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백악관이 '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라고 밝힌 것은 비핵화 원칙이 사실상 구호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미국 측이 비핵화 원칙까지 바꾸어서 북한을 다루겠다는 그런 인상은 갖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화에 열려 있다'라는 미국 측의 표현은 이제 북한이 호응을 해야 되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그런 인상을 받았다"며 "미국 측은 일단 열려 있다는 입장이라는 포지션은 유지하지만, (북과의 대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서해 공중 훈련과 관련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우리는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라며 한국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성명을 낸 것과 관련, 이번에 정 본부장과 만난 미국 측 인사 중에 이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인사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