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 앤트로픽 AI 안전 장치 철회 않으면 제재"

악시오스 보도…"27일까지 정책 수정 요구"
클로드 군 무제한 사용 요구…국방물자생산법 발동 가능성도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로고. 앤트로픽은 대형 언어 모델 '클로드'를 개발했다. 2025.6.2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에 군의 AI 모델 사용과 관련한 안전장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그세스 장관이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에서 오는 27일 저녁까지 군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정하라고 요구했다고 24일(현지시간)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앤트로픽과의 계약을 중단하고 '공급망 위험(supply chain risk)' 기업으로 지정하거나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모델을 군 요구에 맞게 강제 조정하도록 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의 핵심은 AI 사용 범위다. 앤트로픽은 국방부와 협력 의사를 밝혀왔지만, 미국인 대규모 감시나 인간 개입 없이 작동하는 무기 개발에는 자사 모델이 활용될 수 없다는 '레드라인'을 유지해왔다.

현재 클로드는 미군의 가장 민감한 업무에 사용되는 유일한 AI 모델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베네수엘라 작전 과정에서도 클로드가 활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국방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우리가 이들과 계속 대화하는 이유는 지금 당장 그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이들이 그만큼 뛰어난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방물자생산법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정부가 민간 기업에 특정 계약을 우선 수행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법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과 의료장비 생산 확대에 활용된 바 있다.

다만 해당 법을 이처럼 기업과의 갈등 상황에서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국방부는 앤트로픽이 요구를 거부할 경우 계약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문제는 대체 모델 확보 여부다. 현재 기밀 시스템에서 사용 중인 AI는 클로드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최근 오픈AI와 구글과도 접촉을 확대하며 이들 모델을 기밀 시스템에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론 머스크의 xAI 역시 최근 기밀 환경에 자사 모델 '그록(Grok)'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악시오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군사 관련 응용 분야, 특히 공격적 사이버 역량 등 일부 영역에서는 클로드가 경쟁 모델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의 제미니는 잠재적 대체 후보로 거론되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방부가 "모든 합법적 목적"에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번 사안은 AI 기술이 국가안보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민간 기술기업과 정부 간 책임·윤리 기준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AI가 군사 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면서, 기술 기업의 윤리적 가이드라인과 정부의 안보 요구 사이 충돌은 더욱 잦아질 수 있다.

엔트로픽 측은 회동 이후 "국가안보 임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안전 기준 완화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