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에서 이란으로 2.5조 빠져나가…내부고발자 해고 파문"

뉴욕타임스 보도…'이상 흐름' 조사팀 보고 후 최소 4명 해고·정직
바이낸스 창업자 트럼프 사면받은 직후…거래소 "규정 위반해 해고"

글로벌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이란의 테러단체 의심 조직에 17억 달러(약 2조4600억 원)가 송금된 사실이 내부 조사 결과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한 바이낸스 내부 조사팀 직원 최소 4명이 해고되거나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사팀은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이란 국적자들이 1500개 이상의 바이낸스 계좌에 접근했고, 단 두 개의 계좌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단체들로 거액이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했다.

이란으로 흘러 들어간 17억 달러 중 12억 달러는 바이낸스의 사업 파트너였던 홍콩의 결제 회사 '블레스드 트러스트' 계좌에서 나왔다.

조사팀은 이 자금이 미국 등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통제하는 암호화폐 지갑과 연관된 정황을 포착했다.

자금 흐름에서 이상을 발견한 조사팀은 즉시 경영진에 사실을 보고했다.

몇 주 지나지 않아 조사에 참여했던 직원 중 최소 4명이 해고되거나 정직 처분을 받았다. 바이낸스 측은 이들의 징계 사유로 고객 데이터를 다루는 과정에서 '회사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부 문제를 제기한 직후 징계가 이뤄진 탓에 사실상 내부 고발에 대한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번 사건은 바이낸스 창업자인 자오창펑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사면받은 직후에 벌어져 더욱 주목받았다.

자오창펑은 2023년 자금세탁 방지법 위반 등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 43억 달러를 냈으며 2024년에 4개월간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다. 출소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암호화폐 스타트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과 긴밀한 사업 관계를 구축했고 지난해 10월에 사면받았다.

바이낸스 측은 이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회사 대변인은 영국 가디언에 "언급된 거래와 관련해 제재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면서 내부 조사관들이 규정 위반 문제로 해고됐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문제가 된 이란 관련 계좌들은 삭제 조치했으며 당국에도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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