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가안보 근거한 품목관세 확대 검토…배터리 등 거론"

WSJ 보도…"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방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상호관세 등에 대한 위법 판결에 대한 대체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6.02.2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대응해 국가안보 위협에 근거한 품목별 관세 확대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검토 대상에는 대형 배터리, 주철 및 철 피팅, 플라스틱 파이프, 산업용 화학제품, 전력망·통신 장비 등이 포함된다. 이번 관세는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부과될 예정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상무장관의 조사와 권고를 바탕으로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는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국가안보'의 정의가 비교적 포괄적이어서 행정부의 해석 재량이 넓고, 관세율 상한도 없다.

이번 조치는 1974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추진되는 15% '글로벌 관세'와는 별도로 추진된다. 글로벌 관세는 150일 한시 조치로, 연장을 위해서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의회 절차를 최소화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스타일을 고려하면, 150일 이후를 대비한 후속 조치 마련이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직후 트루스소셜에 "무역법 301조에 따라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를 개시할 것"이라며 수개월 내 새로운 합법적 관세를 결정·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1974년 무역법 201조, 1930년 관세법 338조 등도 추가 법적 근거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기 들어 철강·알루미늄·구리·자동차·트럭·자동차 부품 등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 관세를 적용해 왔으며, 이들 조치는 지난주 대법원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WSJ은 상무부가 주도하는 이번 조사 발표 시점과 실제 관세 부과 시기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또한 232조 관세는 부과 전 장기간 조사가 필요하지만, 일단 시행되면 대통령이 단독으로 내용을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232조 조사를 통해 반도체·의약품·드론·산업용 로봇·태양광 패널용 폴리실리콘 등 9개 산업에 대한 관세도 검토 중이다. 상당수 조사는 약 1년 전 시작됐으며, 대법원 판결 이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또한 행정부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기존 국가안보 관세 개편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이 개편은 명목 관세율을 일부 낮추는 대신 제품 내 금속 가치가 아니라 제품 전체 가치에 관세를 적용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상당수 기업의 실제 관세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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