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5명 '친트럼프 기업'에 36조?…日대미투자 특혜 논란

설립 3년차 '엔트라원' 원전 인프라 프로젝트 후보로 올라
설립자 부친은 트럼프 후원자·회사 고문은 트럼프 장남 친구

2025년 10월 28일 일본 도쿄 주일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엔트라원(Entra1) 최고경영자 와디 하부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해각서(MOU) 서명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2025.10.28.ⓒ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과 일본이 체결한 원자력발전 투자 계획에 업계 경험이 거의 없는 '듣보잡' 기업이 250억 달러(약 36조 원) 규모 거대 프로젝트의 계약 후보로 거론돼 논란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 한국, 대만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하는 막대한 해외 자금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일으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설립 3년 차에 불과한 문제의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는 엔트라원(Entra1) 에너지다.

지난해 10월 일본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협정을 통해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합의하면서 이 중 원전 인프라 투자 계획에 엔트라원이 후보군에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엔트라원이 소형모듈원자로(SMR) 전문 상장기업인 뉴스케일(NuScale)과 협력해 '대규모 기저부하 전력 인프라 공급'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해당 프로젝트가 "AI용 가스·열병합 및 원자력 발전"을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트라원은 이 사업을 통해 최대 250억 달러의 투자를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직원이 5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엔트라원의 경험 부족과 불투명한 운영 구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원자력 업계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며, 단 한 건의 원전 프로젝트도 완수한 적이 없다. 회사 주소는 휴스턴의 공유 오피스 '위워크'로 기재돼 있다.

씨티그룹의 투자 분석가 비크람 바그리는 "원전 프로젝트는 수십억 달러 규모에 수년이 걸리는 고난도 사업으로, 규제가 매우 까다롭다"며 "보통은 기업의 실적과 이력이 뚜렷해야 하는데 엔트라원은 그 부분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구겐하임 증권의 애널리스트 조 오샤 역시 "뉴스케일이 엔트라원을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몇 명이 운영하는 작은 회사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엔트라원의 최고경영자(CEO) 와디 하부시는 지난해 도쿄에서 열린 일본 투자 후보 발표 행사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기저부하 전력 인프라' 자금 지원 자격을 명시한 양해각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아직 공식적인 자금 배정은 없으며, 미·일 협의위원회의 철저한 심사와 실사를 거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엔트라원이 후보로 거론된 것 자체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정치적 고려가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엔트라원은 자사가 "금융, 프로젝트 개발, 계약 실행 관리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뉴스케일 원자로와 같은 '최초 적용 기술' 프로젝트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직원 수, 설립 시기, 공유 오피스 운영 이유 등 기본적인 질문에는 기밀 정보와 내규 등을 들어 답변을 거부했다. 엔트라원 웹사이트는 에너지 업계에서 45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고 있는데, 이는 하부시와 그의 동료들이 에너지 분야에서 일한 기간을 합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하부시는 2007년부터 가족 투자회사인 하부시 그룹에서 활동하다가 2021년 12월 델라웨어주에 엔트라원 캐피털을 설립했다. 부친 R.W. 하부시는 2017년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2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인물이다.

외부 고문으로 참여한 토미 힉스 주니어는 2019~2023년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오랜 친구로 알려져 있다.

엔트라원과 뉴스케일은 2024년 합작 투자 계약을 통해 "뉴스케일 기반 프로젝트의 금융·투자·개발·실행·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글로벌 전략 동맹"을 구축했다.

뉴스케일 대변인은 "이 모델은 뉴스케일이 기술 발전과 원자로 제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엔트라원이 프로젝트 자금 조달과 인프라 개발을 담당함으로써 효율성과 효과적인 배치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에너지학 교수인 코루시 시르반은 "통합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아닌 부분적 협업은 새로운 위험을 가져온다"면서 파산 시 책임 문제와 제품 공급 자체에도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케일은 2023년 말 데이터 처리 인프라 기업 스탠더드 파워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진척 상황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시기 아이다호 국립연구소의 소형 모듈 원자로 프로젝트는 취소됐다.

그럼에도 엔트라원과 뉴스케일은 트럼프 행정부와 계약을 이어갔고, 테네시 밸리 당국(TVA)과 최대 6GW 전력 생산을 위한 비구속적 합의를 체결했다. 엔트라원은 이 과정에서 4억9500만 달러를 지급받았는데, 이는 회사 순자산의 5배에 달하는 규모였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