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타결' EU, 새 일괄관세 15%에 "인상 용납못해" 예민한 이유
무역법 122조 관세시 품목별로 '관세 인상' 효과…무역합의 타결 무색
일본도 마찬가지…FTA 체결한 韓, 품목 따라 비교우위 회복 가능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대신해 15%의 '글로벌 관세'를 새로 도입하겠다고 밝히자, 유럽연합(EU)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15% 상호관세로 합의를 마쳤는데, 새로운 체제에서는 같은 15%라도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관세 부과가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자, 법적 근거를 1974년 무역법 제122조로 대체했다. 포고문 서명을 통해 당초 세율은 10%로 예고했으나,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 발효 전에 1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IEEPA를 근거로 국가별로 서로 다른 세율을 부과해왔다. 2025년부터 2026년 초까지 이어진 일련의 양자 간 협상 결과, 세율은 나라마다 달랐다. 예를 들어 한국은 15%, 인도는 18%의 IEEPA 관세율을 적용받았다.
하지만 이번 무역법 제122조 포고령은 이러한 복잡한 체계를 단일 기준으로 대체한다. 즉, 원산지에 관계없이 모든 수입품에 대해 1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며, 특정 국가에만 별도로 더 얹는 추가 관세(top-ups)는 포함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체제가 대대적으로 변경되자, EU 27개 회원국을 대신해 통상 정책을 협상하는 집행위는 22일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 이후 미국이 취할 조치에 대해 워싱턴이 "완전한 명확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행위는 "현재 상황은 지난해 무역 합의 공동성명에서 양측이 합의한 '공정하고 균형 잡히며 상호 이익이 되는' 대서양 간 무역·투자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합의는 합의다"라고 강조했다.
EU와 미국 간 무역협정은 대부분의 EU 제품에 대해 미국 관세를 15%로 고정하고, EU는 미국 산업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행위는 특히 "EU 제품은 계속 가장 경쟁력 있는 대우를 받아야 하며, 이전에 명확하고 포괄적으로 합의된 상한을 넘어 관세가 인상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정책 변경으로 새 관세율이 기존 합의 상한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무역협회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의 관세 구조가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 + 상호관세 합산 15%' 방식에서 'MFN 관세 +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15% 관세' 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즉, EU와 일본 등은 기존 관세에 상호관세를 더해 총 15%의 관세를 적용받았지만, 앞으로는 기존 관세에 일괄 15% 관세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합의 이전에 일본과 EU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아 MFN을 적용받아도 실효 세율은 약 3.3% 수준이다.
EU 집행위가 이번 새 15% 관세에 반발하며 "상한을 넘어 관세가 오르면 안된다"고 못을 박으려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한미FTA 덕분에 대미 수출품 평균 관세가 0%대였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한국 일부 상품은 당분간 미국 시장에서 EU와 일본에 우위를 가질 수 있다.
EU와 비슷한 입장을 가진 일본 정부는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대미 투자 계획을 유지한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3월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일본은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과 협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122조에 따른 관세 조치는 의회가 연장하지 않는 한 150일 후 자동 종료된다. 미 의회가 이 관세 연장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게 미 언론의 일반적 관측이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될 수 있다.
또한 철강·알루미늄·구리·목재·자동차 등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품목은 122조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비중이 높은 자동차는 새로운 15% 관세 체제에서 일본·EU 대비 경쟁 우위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allday3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