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트럼프 '원숭이 영상'에 "국민이 답할 것" 경고

CBS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첫 공식 입장 내놔
"미국 국민이 그런 방식의 담론 지지한다고 생각 않아"

지난해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열린 고(故)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국장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당시 당선인 신분)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01.09.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원숭이에 비유하는 인종차별적 영상을 공유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국민이 답할 것"이라며 중간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을 향해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공개된 CBS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전국을 다니며 여전히 품위와 예의, 친절을 믿는 많은 사람을 만났다"며 "미국 국민이 (그런) 방식의 담론을 지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인 답은 미국 국민에게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대다수 미국인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는 주장이다.

이번 논란은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문제의 영상을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선거 음모론 영상에 나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트럼프 트루스소셜 갈무리) ⓒ 뉴스1 류정민 특파원

약 1분 길이의 이 영상은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담고 있으며 마지막 부분에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원숭이 몸에 합성한 장면이 포함돼 있었다. 배경음악으로는 영화 '라이온킹'의 삽입곡이 사용돼 조롱의 의미를 더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즉각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흑인을 유인원에 비유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인종차별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역겨운 행태"라고 비난했고 공화당 소속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조차 "백악관에서 본 가장 인종차별적 행위"라며 게시물 삭제를 강하게 요구했다.

비판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백악관은 게시 12여시간 만에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영상의 앞부분만 봤을 뿐 문제의 장면을 보지 못했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미네소타주에서 있었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 작전을 언급하며 "연방정부 요원들의 일탈적 행동은 심각하고 위험하며 이것은 우리가 믿는 미국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명확한 지침 없이 요원 2000여명이 투입돼 주민을 강제로 끌어내고 최루탄을 사용하는 등 과잉 진압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행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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