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위대함 모욕"…트럼프, 슈퍼볼 하프타임쇼 스페인어 공연 분노

푸에르토리코 출신 라틴 팝가수 배드 버니 공연 비난
보수층 "미국 정체성 훼손" 반발…동시간대 대체 공연 기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푸에르토리코 출신 라틴 팝스타 배드 버니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 슈퍼볼(내셔널 풋볼 리그(NFL) 결승전) 하프타임쇼에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출신 라틴 팝스타 배드 버니(31)가 스페인어로 공연하자 "미국의 위대함을 모욕했다"며 분노했다.

AFP통신,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배드 버니가 출연한 제60회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가리켜 "역대 최악 중 하나"라고 트루스소셜에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위대함에 대한 모욕이자 성공, 창의성, 탁월함이라는 우리의 기준을 대변하지 못한다"며 "무슨 말을 하는지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며, 춤은 역겨운 수준"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쇼'는 매일 새로운 기준과 기록을 세우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모욕"이라고 몰아세웠다.

8일(현지시간) 배드 버니가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플 뮤직 슈퍼볼 LX 하프타임쇼에서 무대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6.02.08.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배드 버니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0회 슈퍼볼 하프타임쇼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라 스페인어로 공연을 펼쳤다.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쇼 전체를 스페인어로 공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드 버니는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 등과 함께 한 이번 공연에서 자신의 히트곡을 스페인어로 부르며 고향 푸에르토리코의 국기를 흔드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공연은 칠레에서 캐나다까지 남·북아메리카 대륙을 구성하는 국가들을 소개한 뒤 배드 버니가 "우리는 함께 아메리카"라는 메시지가 적힌 미식축구공을 내리꽂으며 마무리됐다.

AFP통신은 이번 공연을 두고 "노골적인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는 대신 상징물을 통해 미묘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플 뮤직 슈퍼볼 LX 하프타임쇼에서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배드 버니가 결혼식을 묘사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 AFP=뉴스1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NFL이 하프타임쇼 초청 가수로 배드 버니를 선정하자 "완전히 터무니없다"고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미국 내 보수 진영은 영어 대신 스페인어로 작품활동을 하는 가수가 미국 최대 스포츠 무대에 설 자격이 있냐며 반발했다.

배드 버니는 지난 1일 그래미상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뒤 시상식에서 "신께 감사드리기 전에, 먼저 'ICE 아웃'이라고 말하겠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폭력적 이민 단속을 비판했다. 이에 공연을 앞두고 배드 버니가 슈퍼볼 하프타임쇼에서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 관심이 높아진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는 같은 시간 배드 버니에 맞서 친트럼프 성향 록 가수 키드 록이 출연하는 '올 아메리칸 하프타임쇼'를 개최했다. 터닝포인트 USA는 공연 전 "미국인의 신앙, 가족, 자유"를 기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