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쟁에 워라밸 죽었다"…실리콘밸리 삼킨 중국식 '9·9·6' 근무

오전 9시~오후 9시 주 6일 근무…"경쟁과 열정 합쳐진 자발적 문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내 뒤로 보이는 금문교의 모습. 2021.10.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최근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며 중국의 악명 높은 '9·9·6' 업무 문화(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 근무)가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뿌리내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앨런 AI 연구소의 네이선 램버트 수석 연구원과 AI 연구소 설립자 세바스티안 라슈카는 최근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국의 996 문화를 언급하며 실리콘밸리의 업무 문화도 이와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추세라고 답했다.

먼저 라슈카는 현재 테크 산업의 지형은 경쟁자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AI 모델들이 서로를 추월하는 상황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라슈카는 스타트업의 경우 성공에 대한 압박감, 경쟁자 추격 전략 등이 직원들의 혹독한 근무 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무자비하다"(ruthless)고 표현했다.

라슈카는 열정과 경쟁 모두가 이러한 실리콘밸리의 사고방식을 부추기고 있다며 직원들은 과로를 강요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램버트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바로 그렇다"며 프로그래머들이 업무 자체를 원하기 때문에 "엄격하고 경쟁적인" 문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BI는 AI 기업들이 경쟁력 유지를 위해 장시간 근무를 요구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996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 재무운영사 램프가 법인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토요일 식사 주문량이 2024년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산성 소프트웨어 기업 액티브트랙이 직원 20만여 명을 대상으로 근무 습관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4년 미국 사무직 근로자의 5%가 주말에 업무 시스템에 접속해 2023년 대비 9%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BI는 주말 근무를 마다하지 않는 직장인들은 "새로운 유형의 화이트칼라 주말 전사들"이라며 "이 모든 것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엄격한 근무 시간이라는 틀이 오히려 더 큰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램버트는 이러한 환경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상실, 세상에 대한 편협한 사고방식, 건강 문제 등 "인간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런 식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다. 사람들은 확실히 번아웃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은 열정이 정말 크다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것이 이를 실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법"이라면서도 "여기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