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꿈 안고 왔는데 성희롱만"…BBC 주목한 외국인 연습생

일부 연습생 사례 다뤄…"매주 오디션 약속도 어기고 레슨도 드물어"

서울 홍대 거리에서 아마추어 케이팝 그룹이 2020년 1월 공연하고 있다. 2020.1.5 ⓒ AFP=뉴스1 (특정 기사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케이팝(K-Pop) 아티스트를 희망하며 한국 연예 기획사에 연습생으로 등록했다가 성희롱까지 겪었다는 10대 외국인의 사연을 BBC가 7일(현지시간) 자세하게 다뤘다.

BBC에 따르면 10대인 미유(가명)는 2024년 300만 엔(약 2800만 원)을 내고 한국 케이팝 연예 기획사가 운영하는 6개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당시 미유는 세계적인 케이팝 스타 '블랙핑크'의 태국인 래퍼 리사를 꿈꿨다.

6개월 프로그램엔 전문적인 댄스·보컬 레슨 교육과 주요 음악 기획사 오디션 기회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연예 기획사의 약속과 실제는 완전히 달랐다고 미유는 BBC에 말했다.

미유는 "매주 오디션이 있다고 했으나 전혀 아니었다"며 레슨은 매우 드물었으며 심지어 상급 직원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미유에 따르면 상급 직원은 미유를 편의점에 데려갔고 미유가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동안 미유의 허리에 손을 얹고 "좋은 몸매"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사진 촬영을 위한 의상을 논의하자며 사무실로 미유를 불렀고, 미유에게 무릎에 앉으라고 권유했다.

미유와 같은 학원에 다녔던 엘린(가명) 역시 해당 상급 직원으로부터 허리를 만지는 성희롱을 당했다고 BBC에 증언했다. 또한 때때로 새벽 2~3시쯤 조명을 고친다는 핑계로 연습생 기숙사에 들어와 연습생을 쳐다봤다고 덧붙였다.

고통에 시달리던 엘린은 결국 경찰에 상급 직원을 성희롱과 무단침입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엘린은 형사 사건과 별개로 회사를 상대로 계약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을 떠난 엘린은 "케이팝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책임도 뒤따른다"며 "최소한 케이팝의 꿈을 좇는 아이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연습생도 상급 직원이 기숙사에 자주 들어왔다고 BBC에 진술했다.

3명의 소녀는 기회를 잃을까 봐 즉시 대응하지 못했으며 큰돈을 지불한 부모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연예 기획사 측은 오디션 기회는 있었으며 성희롱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어 "내부 규정에 따라 여성 직원의 동행 없이 누구도 여성 연습생 기숙사에 들어가는 건 금지"라며 2010년 후반 개원 이후 약 200명의 외국인 연습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케이팝 학원은 보통 교육부의 규제를 받는 학원 또는 사설 아카데미, 또는 연예 기획사로 분류된다. 미유가 다닌 학원은 연예 기획사로 등록되어 있어 교육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약 5800개의 연예 기획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감독하는데 규제 권한은 교육부에 비해 훨씬 더 제한적이다. 한 지방 공무원은 BBC에 "케이팝 훈련 프로그램은 규제나 검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