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 원숭이' 영상에 공화당도 기겁…중간선거 영향권

美의회 흑인 의원 모임 "인종차별적 정권…상처 주려는 의도"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 "11월 중간선거서 이번 일 기억할 것"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영상 중 일부. (소셜미디어 엑스 @@MostlyPeaceful 캡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로 합성한 장면이 등장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흑인 유권자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커먼드림스(Common Dreams)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 1분짜리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재했다.

해당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 2020년 대선의 부정선거 음모론이 주를 이룬다. 이후 화면이 전환되며 디즈니 히트작인 '라이온 킹'에 수록된 주제곡에 맞춰 춤을 추는 원숭이 형태의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짧게 등장한다.

흑인을 원숭이나 유인원에 빗대는 건 수 세기 동안 지속된 전형적 인종차별 표현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흑인이다.

이에 대해 미국 의회 흑인 의원 모임(CBC) 의장인 민주당 소속 이베트 클라크 하원의원(뉴욕주)은 "편견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정권"이라며 "영상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매우 명확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공화당에서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가짜이길 기도한다"며 "가장 인종차별적인 일이다. 대통령은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피트 리케츠 상원의원(네브래스카)은 "라이온 킹 밈이라고 할지라도,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여기서 인종차별적 맥락을 본다"며 삭제를 촉구했다.

마이크 롤러 하원의원(뉴욕) 역시 "대통령의 게시물은 잘못됐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모욕적"이라며 "의도적이든 실수든 사과와 함께 즉시 삭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백악관의 해명은 논란을 더욱 키웠다.

당초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을 정글의 왕으로, 민주당을 라이온 킹 캐릭터로 묘사한 인터넷 밈 비디오에서 나온 것"이라며 "가짜 분노를 멈추라"고 반박했다.

결국 영상은 약 12시간 만에 삭제됐다. 논란이 커지고 나서야 백악관 측은 AFP에 "백악관 직원 실수로 게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6일 저녁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비디오의 첫 부분을 봤는데 부정선거 내용이었다"며 인종차별적 이미지는 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스콧 상원의원과 대화했다며 "나는 실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과할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2기 전반을 평가하고 후반부 국정 장악력이 시험대에 오를 이번 중간선거는 오는 11월 3일 치러진다.

흑인 민권 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는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추종자들이 사람들을 진정으로 어떻게 바라보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우리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기간 흑인 유권자의 약 15% 지지를 얻었다. 이는 4년 전 대선 때보다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였으며, 적어도 25년 만에 공화당 대선 후보 중 가장 높은 흑인 지지율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흑인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