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2020년 비밀 핵실험…러시아는 북핵 '종결 사안' 두둔"
국무차관 "中 핵탄두 2030년이면 1000기…제한·투명성 전무"
미·러 핵통제 공백 속 '中 핵실험' 폭로하며 '3자 핵군축' 압박
- 류정민 특파원, 이정환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이정환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6일(현지시간) 중국이 2020년 비밀리에 핵실험을 실시했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모두 포함하는 새로운 핵군축 체제 구축을 촉구했다.
토마스 디나노(Thomas Dinanno)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미국 정부는 중국이 핵폭발 실험을 수행했으며 수백 톤 규모의 폭발력을 가진 시험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중국은 2020년 6월 22일 실제 폭발력을 동반한 핵실험을 실시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국제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지진 감지 효과를 떨어트리는 디커플링(decoupling) 기법을 사용해 실험을 은폐했다고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미·러 전략핵을 제한해 온 양국 간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만료된 다음날 나왔다.
디나노 차관은 "미국의 배치 핵전력은 모두 뉴스타트 적용을 받았지만, 중국 핵무기 가운데 적용 대상은 단 하나도 없었다"며 "현재 중국의 전체 핵무기에는 제한도, 투명성도, 신고도, 통제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핵 증강 속도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2030년까지 100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이라는 기존 미 정부 전망을 재확인하며, 러시아가 중국의 핵무기 확장을 위해 무기급 핵분열 물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동시에 러시아의 새로운 핵무기 개발도 문제 삼았다. 디나노 차관은 러시아가 핵추진 순항미사일인 스카이폴(Skyfall)과 어뢰 핵무기인 포세이돈(Poseidon) 등 신형 전략핵 시스템을 개발·시험했으며, 위성 요격용 핵무기 궤도 배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그는 핵 무기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한 예로 북한 핵 문제를 거론했다.
디나노 차관은 "과거 핵무기 보유 5개국(P5)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공동 대응해 왔지만, 이제 러시아는 평양과 동맹을 맺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종결된 사안'(closed issue)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규모와 정교함이 계속 커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선젠 중국 군축대사는 "미국이 '중국 핵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 점을 지적한다"라며 맞섰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선젠 대사는 중국은 핵 문제에서 항상 신중하고 책임 있게 행동해 왔고, 군비경쟁을 악화시킨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 정부는 뉴스타트를 대신해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3자 핵 군축 조약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에 게시한 글에서 "과거의 스타트가 아닌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곧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동급의 핵보유국을 상대할 가능성을 반영하는 조약"이라고 밝혔다.
디나노 차관도 "2026년 이후 단일 핵보유국만을 상대로 한 양자 조약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며 "러시아의 모든 핵무기와 중국의 급격한 핵 증강을 동시에 다루는 새로운 구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2010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 당시 뉴스타트를 체결하고 실전배치 전략 핵탄두와 3대 핵전력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전략폭격기의 규모를 제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뉴스타트의 협정 기간은 당초 10년이었지만 2021년 2월 추가로 5년 연장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5일 협정 만료를 앞두고 기한을 1년 더 늘리길 원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뉴스타트에 대해 "미국이 매우 잘못 협상한 합의이자 그 밖의 여러 문제를 떠나 심각하게 위반되고 있는 합의"라면서 "우리 핵 전문가들로 하여금 미래에도 지속 가능하도록 새롭고, 개선되고, 현대화된 조약을 마련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 핵전력이 아직 미국·러시아와 비교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며 핵 군축 협상에 참여할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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