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상원 4인 "韓 핵농축·재처리 허용 말라, 핵확산 우려"

트럼프에 공개서한…"한미 공동 팩트시트, 워싱턴 초당적 원칙 뒤집어"
핵추진잠수함·123협정까지 전면 문제 제기, "골드 스탠더드 지켜야"

에드워드 마키(민주·매사추세츠) 미 상원의원 ⓒ 로이터=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핵무기 확산 우려를 표명하며 한국에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서한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 적시된 합의 내용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다시 높이겠다고 압박하는 가운데, 안보 분야 합의를 두고도 미국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6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따르면 에드워드 마키(민주·매사추세츠), 크리스 밴 홀런(민주·메릴랜드), 제프리 A. 머클리(민주·오리건), 론 와이든(민주·오리건) 상원의원은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내고 이를 공개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지난해 11월 13일 공개된 백악관 팩트시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로 이어질 절차를 지지한다고 밝힌 내용을 짚으면서 "이는 무기용 분열성 물질 생산능력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농축과 재처리 기술의 확산을 막아 왔던 워싱턴의 오랜 초당적 정책을 뒤집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팩트시트는 모든 농축과 재처리가 양국 간 기존의 '123 협정'과 일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미 원자력법 123조의 이름을 딴 이 양자 협정은 해당 협정에 따라 이전된 핵 물질이나 기술로 생산된 핵 물질을 농축하거나 재처리하기 전에 서울이 미국의 동의를 얻도록 요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은 1972년 워싱턴과 처음 원자력 협정을 체결했을 때 농축과 재처리를 포기하는 데 동의했지만, 2015년 협정이 갱신되면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자고 압박했다"면서 "2015년 협정은 농축과 재처리에 대한 동의를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위한 선택지를 탐색하기 위한 고위급 양자 위원회를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국은 1970년대부터 핵무기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으며, 유엔(UN)이 조사한 불법 활동도 수행한 바 있는데, 2016년 당시 대통령은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시사했다"면서 "2024년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을 '민감 국가'로 지정했는데, 이는 확산 위험을 제기하는 국가에 사용하는 용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서한에서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핵무기 개발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 내에서는 여전히 핵무기의 안보적 가치에 대한 활발한 논쟁이 존재한다"면서 "여론조사에서는 최대 70%에 이르는 한국 국민이 독자적 핵무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미국이 여전히 한국을 방위하는데 헌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에 의해 부추겨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만약 핵무장을 결정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선진 원자력 산업을 갖추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이 잠재적(latent) 핵무기 능력을 개발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매우 불안정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이에 대해 미국이 한국이 '준(準) 핵무기 국가'가 되도록 그린라이트를 줬다고 비난하며 반응했다"라고 소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에 잠재적 핵 능력을 제공하는 것은 미국의 비확산 노력을 약화할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미국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도 123 협정을 협상 중인데, 사우디 역시 핵무기 열망을 표현해 왔고, 우라늄 농축을 추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중 일부가 2025년 11월 17일 국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썼듯이, 행정부는 모든 원자력 협력 과정에서 농축과 재처리를 금지하는 가장 강력한 '골드 스탠더드' 보호 장치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더 약한 비확산 조치에 합의하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선을 지키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며, 기존의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하고 중동 전반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통령은 또한 한국의 핵추진 공격형 잠수함 건조 계획을 지지한다고 했는데, 팩트시트에는 건조 위치나 핵연료가 어디에서 나올 것인지에 대한 세부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양국 간 원자력 협정은 한국이 어떠한 미국 기원 핵물질도 잠수함 추진을 포함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과 '123 협정'을 개정할 의도가 있는지와 개정한다면 어떤 내용으로 이뤄질 예정인지 △한국과의 개정된 123 협정과 관련한 의도에 대해 상원 외교위원회와 하원 외교위원회에 통보할 계획이 있는지 △미국이 어떤 핵기술을 한국에 제공할 계획인가와 제공한다면 누가, 언제, 어떤 조건에서 이를 실행하며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 △미국은 한국 영토 내에 농축 및 재처리 시설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지, 있다면 어떤 조건에서 진행할 계획인지 △핵추진 공격 잠수함은 누가 건조하며 어디에서 건조되고 어떤 종류의 연료를 사용하며, 그 연료는 어디에서 생산하는 지 등 크게 5가지에 대해 오는 13일까지 서면으로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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