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치권, 이름도 몰랐던 쿠팡 '지킴이' 됐다…비결은 막강 로비
美블룸버그, 쿠팡 로비력 집중 조명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 의회 비공개회의에서 한국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을 둘러싼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되자,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쿠팡의 막강한 워싱턴 로비력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내 직원 수가 1000명에 불과하고 소비자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임에도, JD 밴스 부통령과 다수 의원의 엄호를 받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배경에도 쿠팡의 강력한 로비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대부분의 매출을 한국 법인이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벌어들이고 있지만, 모회사인 쿠팡아이앤씨(Coupang Inc.)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미국 기업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범석 쿠팡아이앤씨 이사회의장이 창업했다.
한국 정부는 3370만 명, 즉 전체 인구의 약 65%가 피해를 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쿠팡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3일 방미해 한국 정부 입장을 설명했지만, 미 연방의회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인 질문 공세를 받았다.
버지니아주 민주당 소속 돈 바이어 하원의원은 "쿠팡이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대럴 아이사 의원은 SNS를 통해 "한국은 오랜 동맹이지만, 합의를 지키지 않고 미국 기업과 그 직원들을 겨냥하는 행위, 특히 쿠팡에 대한 공격은 의회와 대통령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5일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쿠팡 한국 자회사의 임시 최고경영자(CEO) 해럴드 로저스에게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에 대한 표적 공격'과 관련된 문서를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무역 협정에서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며 관세 인상을 위협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쿠팡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5% 관세 부과 위협은 쿠팡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쿠팡 사태가 배경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미국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새 사무실을 열었으며, 지난해 말 이곳에서 열린 연말 파티는 현지 매체가 '시즌 최고의 행사'로 꼽았다.
2025년 들어서는 로비스트를 대폭 확충해 기술 분야 전문 로비업체 모뉴먼트 애드보커시와 트럼프 측과 가까운 밀러 스트래티지스, 콘티넨털 스트래티지를 잇따라 고용했다. 새로 합류한 로비스트 중에는 하원 법사위원장 등 주요 의원들의 전직 보좌관, 국무부와 백악관 출신 인사들이 포함됐다.
쿠팡은 워싱턴 캐피털스 아이스하키팀과 3년 파트너십을 맺으며 대중적 노출도 확대했다. 캐피털스 유니폼에는 쿠팡 로고가 새겨졌고, 캐피털 원 아레나 곳곳에 광고가 걸렸다. 구단은 지난해 9월 발표에서 쿠팡을 "미국 기업으로서 미국 비즈니스를 해외 시장과 연결하는 경제적 교량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쿠팡은 지난 2년간 로비 활동에 최소 550만 달러(약 80억 원)를 투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는 2019년부터 쿠팡 이사회 멤버로 활동해왔으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쿠팡 초기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쿠팡의 막강한 로비력이 미국 정치·경제 권력의 최고위까지 뻗어 있음을 보여준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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