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가사 뜻 궁금해"…'케데헌' 보던 미국인들, 한국어 배운다

"자막 답답"…한국어 학습자 지난해 22% 증가
美대학 한국어 강좌 확대…NYT "매우 이례적"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내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팝업존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5.12.2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뉴욕타임스(NYT)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등 한류 콘텐츠의 흥행이 이끄는 미국 내 '한국어 열풍'을 집중 조명했다.

지난 31일(현지시간) NYT는 케이팝,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점점 더 많은 미국인이 한국과 개인적 연고가 거의 없으면서도 한국어와 한글을 배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케데헌이 미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케데헌 주제가 '골든'에 등장하는 한국어 가사의 의미를 분석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조회수 수백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에 상륙한 '한류'는 미국 내 한국어 공부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언어학습 앱 듀오링고는 지난해 미국 내 한국어 학습자가 1년 만에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UC버클리, 아칸소대 등 여러 대학도 한국어와 한국문화 관련 강좌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NYT는 미국에서 외국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어 강좌 급증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언어학회(MLA)에 따르면 2016년에서 2021년 사이 대학의 외국어 강좌 등록률은 16% 감소했다. 반면 한국어는 2016년 1만 3936건에서 2021년 1만 9270건으로 38.3% 급증했다.

메릴랜드주 엘리너 루스벨트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밥 허는 학생 중 상당수가 이미 기본적인 문구와 속어를 알고 기초반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허 씨는 "내가 한국에서 자랐음에도 학생들이 나보다 케이팝에 대해 더 많이 안다. 최신 정보를 따라잡기 위해 매일 케이팝을 듣는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어학원들도 강사를 모집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비영리 어학원 코리안 아메리칸 센터의 태미 김 사무국장은 "우리의 한계는 오직 수용 능력뿐"이라고 NYT에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게임회사에 근무하는 미국인 브레킨 힙(35)은 은 현재 일주일에 약 6~8시간을 한국어 공부에 할애하고 있다. 힙은 아내와 넷플릭스에서 한국 게임쇼를 보며 한국 음식을 먹던 중 자막에 답답함을 느꼈다며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안다면 훨씬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NYT에 말했다.

한국어 공부가 자연스레 한국 역사에 대한 더 깊은 관심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듀크대에 재학 중인 엔젤 황(22)은 케이팝 팬들과 소통하려고 고등학생 때부터 한국어를 공부했다. 대학에서는 한국어를 부전공했고, 서울에서 진행된 해외연수 프로그램에서 탈북민들과 함께 활동하기도 했었다.

황은 "솔직히 케이팝과 한국 매체에 빠지지 않았다면 아마 전혀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라고 NYT에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