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갈 것 같으면 즉시 체포"…美 ICE, 요원 권한 대폭 확대
'도주 가능성' 자의적 해석…사법부 통제 우회 논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연방 요원들에게 영장 없이도 불법 이민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체포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ICE 내부 문건에 따르면,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대행은 체포의 핵심 기준인 '도주 가능성'에 대한 해석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연방 요원의 권한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ICE는 도주 가능성을 향후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도주 위험'(flight risk)이 있는 경우로 한정해 해석해 왔다.
하지만 라이언스 국장 대행은 이 같은 해석이 비합리적이고 부장확하다며 '용의자가 단속 현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체포할 수 있도록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지난 28일 라이언스가 서명한 문건에는 "이민 담당관이 행정 영장을 발부받기 전 대상자가 현장에서 다른 특정 가능한 장소에서 발견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하면 그 외국인은 '도주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사실상 현장 요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영장 없는 체포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이번 조치는 현장 요원들이 현장에서 불법 이민자로 의심되는 인물을 마주칠 때마다 무차별적으로 체포하는 '싹쓸이 단속'을 용이하게 할 전망이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ICE 선임 고문을 지낸 클레어 트리클러-맥널티는 NYT에 "도주라는 용어를 극단적으로 광범위하게 해석한 것"이라며 "사실상 영장 없이 체포하고 싶은 사람을 모두 체포할 수 있게 만들어 영장 발부라는 전제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토안보부는 기존과 지침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트리샤 맥러플린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요원들에게 체포 기록을 상세히 남기도록 상기시키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ICE는 지난해 5월 사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행정 영장만으로 자택에 강제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이민자 사회의 불안과 인권 침해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비판도 거세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ICE 정책 책임자로 일했던 스콧 슈차트는 이번 문건이 "감독관 승인 없이도 체포할 수 있는 청신호를 켜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요원은 체포 대상이 현장을 떠날 수 있다는 그럴듯한 이유를 대기만 한다면 감독관의 검토 절차조차 항상 무시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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