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남부서 북동부까지 '역대급' 겨울폭풍…20개주 비상사태 선포

88만 가구 정전, 항공기 1만 편 결항…12개주 긴급재난 승인
눈폭풍 뒤에도 1주가량 한파 지속, 장기 정전 사태 가능성도

25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 걸쳐 겨울 폭풍이 몰아친 가운데, 워싱턴DC 백악관 일대에도 폭설이 내리고 있다. 2026.01.25.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남부에서 북동부까지 광범위한 지역을 덮친 대형 겨울폭풍으로 최소 20개 주와 수도 워싱턴DC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대규모 정전과 항공편 결항이 이어지며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텍사스에서 뉴잉글랜드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폭설과 진눈깨비, 어는 비가 내리며 도로 통제와 항공편 대규모 결항,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정전 추적 사이트 파워아웃리지닷컴은 이날 낮 12시 기준 미 전역에서 88만 가구 이상이 전력 공급이 끊겼다고 집계했다. 특히 테네시에서는 약 29만 5000가구가 정전됐고, 텍사스·미시시피·루이지애나 등 남부 주에서도 각각 10만 가구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미국 전역에서 1만 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전날 취소된 4000편을 더하면 이틀간 1만 4000편 이상이 결항했다. 워싱턴DC, 필라델피아, 뉴욕 등 주요 공항에서는 대부분의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연방정부 기관들도 선제적으로 월요일(26일) 휴무하기로 했다.

국립기상청은 "눈과 진눈깨비 영향이 일주일가량 이어지며 반복적인 재결빙으로 도로와 보행 환경이 장기간 위험한 상태에 있을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미 대륙 북부 평원과 중서부 지역에서는 체감온도가 섭씨 영하 45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다면 길에 나서지 말라"면서 혹한에 따른 동상 위험과 장기 정전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폭풍은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폴라 보텍스(극소용돌이)가 늘어진 형태로 변형되며 북미 전역으로 냉기가 쏟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최근 더 잦아지고 있다며 기후 변화와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DC를 비롯해 최소 20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번 겨울 폭풍은 폭설, 진눈깨비와 한파를 동반하며, 34개 주에 걸쳐 2억 300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크리스티 노엠 국토안보부 장관은 "남부 주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정전을 겪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복구하기 위해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버지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메릴랜드, 아칸소, 켄터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인디애나, 웨스트버지니아 등 12개 주에 대해 연방 긴급재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FEMA(연방재난관리청), 주지사들, 주 비상 관리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모두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며 "폭풍 경로에 있는 모든 주와 계속 연락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하고 따뜻하게 지내라"고 당부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 걸쳐 겨울 폭풍이 몰아친 가운데, 켄터키주 루이빌의 한 도로에서 남성들이 눈에 갇힌 차량을 빼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26.01.25.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