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골든돔 미사일방어에 그린란드 불필요…트럼프 억지"
트럼프 "골든돔에 그린란드 필수적"…합병 명분으로 '美안보' 주장
기존 방위협정으로 美군사기지 확대 가능…골든돔 구상 자체도 회의적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차세대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 돔'(Golden Dom) 구축에 그린란드 소유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국가 안보를 목적으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구축 중인 골든 돔에 필수적"이라고 적었고, 20일에는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는 골든 돔, 국가 안보, 나아가 국제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골든 돔을 또다시 언급했다.
압박 끝에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골든 돔의 그린란드 배치 방안을 포함한 '그린란드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이 그린란드에서 골든 돔 건설에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린란드 확보 없이도 미국은 이미 충분히 군사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프랑스24 등 외신에 따르면 먼저 전문가들은 골든 돔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추진했다가 좌초된 인공위성 기반 미사일방어체계 '스타워즈' 구상의 트럼프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 돔을 1750억 달러(약 257조 원)를 들여 3년 내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의 미국 외교정책 전문가 앤드루 고소프는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골든 돔은 여전히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고소프는 "현시점에서 모든 것이 완전히 개념적일 뿐"이라며 "실제 개발을 위해 단 한 건의 정부 계약도 체결되지 않았다"고 프랑스24에 전했다.
그린란드가 골든 돔 구상에 꼭 필요한 곳은 아니라는 반박도 나온다. 앞서 미 국방부는 골든 돔의 지상 기반시설 후보지를 여러 곳 선정했지만, 이중 그린란드는 포함되지 않았다. 요격 미사일 등 시스템의 대부분이 우주 공간에서 운영될 것이라는 점도 광활한 그린란드 장악의 명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베를린 과학정치재단의 국방 전문가 리비우 호로비츠는 지상 요격 최적지로는 뉴욕주 북부의 포트드럼 육군 기지가 선정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호로비츠는 시스템의 주요 부분이 지구 상공에 위치함에도 "왜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데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프랑스24에 지적했다.
물론 그린란드가 러시아에서 북극해를 건너오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한 "약간 더 빠른 대응"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서 피투픽 우주기지를 운영하고 있고, 1951년 미·덴마크 방위협정에 따라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동의가 있다면 원하는 만큼 기지를 개발할 수 있다.
토드 해리슨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이미 그린란드 골든 돔에 필요한 물자를 제한 없이 공급받고 있는데, 대통령은 마치 그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그린란드에 대한 그의 발언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 돔' 주장이 그린란드 장악에 회의적인 대중을 설득하려는 억지 전략에 가깝다고 봤다.
고소프는 "트럼프는 그린란드 인수를 미국 안보에 필수적인 것으로 묘사해 여론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를 원한다"며 "광물 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보다 시카고를 지키기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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