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러, 베네수엘라에 접근 말라…원유 구매는 허용"

마두로 축출 후 석유산업 장악, "美가 안 했다면 중·러가 했을 것"
美석유기업과 베네수엘라 유전 투자 논의…"최소 1000억 달러 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후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투자를 위한 미국 석유업계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09.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가 베네수엘라 석유를 구매할 순 있겠지만 그곳에 있을 순 없다"라고 밝혔다.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후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사실상 장악하고, 서반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주요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 최고경영자(CEO) 초청 행사에서 "우리가 먼저 나서지 않았다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에 했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는 비행기로 24시간을 날아가야 하는 먼 곳이 아니라 이웃 국가"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와 잘 지내고 있고 좋아하지만, 나는 분명히 그들에게 말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베네수엘라에 있기를 원하지 않으며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우리는 사업에는 열려 있다"며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혹은 우리가 관리하는 방식으로 그곳에서 원하는 만큼의 석유를 살 수 있고, 러시아 역시 필요한 석유를 우리로부터 구매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의 베네수엘라 현지 진출과 투자, 유전 개발 등은 허용하지 않되, 미국이 통제·판매하는 석유의 구매자는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은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이후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에너지 자원을 직접 관리하는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는 한때 미국의 기술과 자본으로 건설된 거대한 석유 산업을 보유했지만, 사회주의 정권 아래에서 거의 생산이 멈춘 상태였다"라며 "우리는 빼앗긴 것을 되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약 3000만 배럴 규모, 약 40억 달러(약 5.8조 원) 상당의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미국으로 운송되고 있다"라면서 "베네수엘라는 또한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 최대 5000만 배럴을 즉시 정제하고 판매하기 시작하는 데 동의했다, 그리고 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는 "미국 기업들이 최소 1000억 달러를 투자해 베네수엘라의 노후한 에너지 인프라를 재건할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아니라 미국과 직접 거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에너지 가격 안정과 직결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에너지 생산을 결합하면 세계 최대 수준의 공급 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이는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을 더욱 낮추고, 미국과 베네수엘라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베네수엘라를 중국, 러시아, 이란 등 미국의 경쟁국이 발을 붙일 수 없는 지역으로 재편하는 동시에, 서반구 내 에너지 주도권을 미국이 독점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하지 않았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그곳에 있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이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 베네수엘라에서 대규모 군사 작전을 통해 마두로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를 체포, 미국 뉴욕으로 압송했다. 미국 법무부는 마두로에게 △마약 테러 공모 △코카인 수입 공모 △기관총 및 파괴 장치 소지 △기관총 및 파괴 장치 소지 공모 등 4개 혐의를 적용했고, 실리아는 코카인 수입 공모 등 3개 혐의로 기소됐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법정 출석을 위해 뉴욕 맨해튼에 도착하고 있다. 2026.1.5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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