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두로 체포 한달 전 美석유사 경영진에 "준비하라" 암시
WSJ "구체적 작전이나 베네수 유전 재건계획 언급은 안해"
'핵심 열쇠' 셰브론은 관망…소식통 "안정성 확보 전까지는 신중"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체포 작전을 전개하기 약 한 달 전, 미국의 석유기업 경영진들에게 "준비하라"(Get ready)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경영진들에게 힌트를 주면서도 체포 작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에너지기업들의 투자로 베네수엘라 유전을 재건하는 계획에 관해 조언을 구하지도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마두로 체포·이송 군사 작전 직후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지하에서 엄청난 양의 부를 끌어올릴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석유회사들을 투입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심각하게 망가진 석유 인프라를 복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이 작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석유기업들과의 소통도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의 석유 매장량이 세계 최대 규모인 약 3000억 배럴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은 하루 약 90만 배럴로, 전 세계 일일 석유 소비량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셰브론 주가는 약 5%, 엑슨모빌은 약 2%, 코노코필립스는 약 3%가량 올랐다.
특히 100년 이상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전개해 왔던 셰브론이 트럼프 대통령 구상의 핵심 열쇠로 거론된다.
셰브론은 2007년 베네수엘라 정부의 산업 국유화로 다른 서방 석유 기업들이 철수했을 당시에도 현지에 남았고, 현 정부 관계자들과의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소식통에 따르면, 셰브론은 현재로서는 지출을 확대하거나 생산을 크게 늘릴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의 안정성이 더 확보되고 상업 계약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새로운 자본을 투입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한다는 입장이다.
셰브론의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다른 투자 계획과 비교했을 때 수익성 측면에서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한다. 셰브론은 지난해 헤스를 인수하면서 가이아나 유전 발견 지분 30%를 확보했으며, 올해는 동지중해와 멕시코만 등의 해상 시추 프로젝트에 7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셰브론 대변인은 "셰브론은 직원들의 안전과 복지, 그리고 자산의 온전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모든 관련 법과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며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며 "상업적 사안이나 향후 투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노코필립스 역시 "새로운 투자에 대해 추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댄 피커링은 대형 석유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신규 투자에 뚜렷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 점이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에 들어가려면, 베네수엘라 정부로부터 보호해 줄 조건이 필요하고, 솔직히 말해 미국의 다른 행정부로부터도 보호해 줄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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