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이은 냉혹한 사회주의자"…트럼프가 기회 준 베네수 부통령
'좌파 게릴라' 부친, 70년대 체포·고문사…로드리게스 "혁명은 아버지 복수"
차베스-마두로 정권서 승승장구…국회의장 오빠와 함께 마두로 최측근 실세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뒤 베네수엘라의 다음 리더십으로 잠정 인정한 델시 로드리게스(56) 부통령은 급진 좌파 게릴라 출신이었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은 사회주의자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임시대통령으로 임명했고, 군부를 이끄는 국방장관도 이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로드리게스에 대해 "냉혹하고 야심만만한 마키아벨리적 정치공작원"으로 묘사했다.
변호사 출신인 로드리게스는 1999년 집권한 사회주의 혁명가이자 마두로의 멘토였던 우고 차베스 정부에서 외교·경제 부문을 이끌었다. 마두로 정권 들어서도 여러 핵심 직책을 맡으며 마두로의 최측근이자 정권 실세로 자리 잡았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맡고 있는 정신과 의사 출신 오빠 호르헤 로드리게스 역시 마두로의 가장 충성스러운 측근으로 여겨진다. 오빠 호르헤는 2024년 부정선거를 통해 마두로의 재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WSJ은 전했다.
로드리게스 남매의 이념은 아버지인 호르헤 안토니오 로드리게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아버지는 마르크스주의 게릴라이자 1960년대와 1970년대에 활동했던 급진 좌파 운동 단체인 '사회주의동맹'의 공동 창립자였다.
1976년 유리 용기 제조업체인 오웬스-일리노이 베네수엘라 사업부의 미국인 임원 윌리엄 F. 니하우스를 납치하는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됐고, 같은 해 베네수엘라 비밀경찰의 고문으로 사망했다. 당시 로드리게스는 7살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드리게스는 "혁명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우리의 복수"라고 말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극심한 경제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로드리게스는 명품 가방과 구두를 즐기는 것으로도 유명해 비난을 산다.
마두로 정권 내 반역자를 색출하기 위해 쿠바 정보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정권과 결별하고 망명 중인 안드레스 이사라 전 관광장관은 "그들은 매우 매우 교활하다"며 "가능한 한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부릴 것"이라고 점쳤다.
앞서 트럼프는 3일 새벽 마약 테러 혐의와 마약 밀매 혐의를 명분으로 베네수엘라에 지상 작전을 벌여 마두로 부부를 생포했다.
공석이 된 대통령 자리엔 트럼프를 지지했던 202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아닌 마두로의 측근을 지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로드리게스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으며 미국이 필요로 하는 일에 응하기로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로드리게스는 아직 공개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협조 의사를 밝히진 않은 상태다. 그는 마두로가 체포된 직후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며 미국에 석방을 요구하면서 "베네수엘라는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마두로 정권 잔당의 운명은 트럼프에 맞서 저항할 건지, 아니면 협력해 권력을 유지할지에 달려 있다"며 "로드리게스가 집권하려면 인권 유린 혐의를 받는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과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에 의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카베요와 파드리노는 미국에서 마약 밀수 혐의로 기소됐으며 미국은 두 사람에 각각 2500만 달러(약 362억 원)와 1500만 달러(약 217억 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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