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거북이였네"…'3년에 28조' AI발 20대 억만장자 넘쳐

머스크 10년 걸린 일 3년도 안돼 달성 속출
남성 편중 심화…AI 거품 붕괴 우려도

스케일AI 공동창업자 알렉산드르 왕이 지난 9월 4일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25.9.4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5년 전 세계를 강타한 인공지능(AI) 열풍은 수십 명의 젊은이들을 억만장자로 만들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30세도 채 되지 않은 젊은 창업가들로,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속도로 부를 축적하며 실리콘밸리의 새 권력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의 부 축적 속도는 과거 기술 거물들과 비교해 봐도 이례적이다.

일론 머스크가 백만장자에서 억만장자가 되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렸지만 현재 AI 창업가들은 3년도 안 되는 시간에 같은 반열에 오르고 있다.

일례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사 '피겨 AI'의 창업자 브렛 애드콕(39)은 창업 3년 만에 순자산 195억 달러(약 28조 원)를 기록했다.

오픈AI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37)가 설립한 '싱킹머신스랩'은 제품을 출시하기도 전에 창업 5개월 만인 지난 7월 기업가치를 120억 달러(약 17조 원)로 인정받았다.

신흥 AI 억만장자들의 또 다른 특징은 극도로 젊다는 점이다.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 당시 20대였던 구글 창업자들처럼 현재 AI 붐 또한 젊은 인재들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트루엘은 25세이며, 공동창업자들 또한 20대다. AI 데이터 스타트업 '머커'의 창업자들도 22세 대학 중퇴생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막대한 자산은 대부분 비상장 주식으로 이뤄진 '종이 위의 부'라는 한계가 있다고 NYT는 짚었다. 법률 AI 스타트업 '하비'의 공동창업자 윈스턴 와인버그(30)는 자신의 자산에 대해 "수십억 달러지만 서류상에서만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이들이 대부분 남성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루시 궈나 미라 무라티 같은 여성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마거릿 오마라 워싱턴대 교수는 NYT에 "과거 닷컴 붐 때처럼 아주 젊은 사람들이 아주 빠르게 부유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닷컴 버블 시대에 부를 쌓은 이들이 이후 기술 생태계의 주요 투자자이자 '파워 브로커'가 됐듯, 현재 AI 억만장자들도 미래 기술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회사 사파이어벤처스의 파트너 제이 다스는 신흥 억만장자들을 1890년대 철도 재벌에 비유하면서 "문제는 이 회사 중 어느 곳이 살아남느냐다. 그리고 창업자 중 누가 단순한 종이 부자를 뛰어넘어 진정한 억만장자로 남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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