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미중관계]"트럼프-시진핑 휴전 오래 못가"…4대 뇌관 점검

폴리티코, 美의원 25명 인터뷰…"미중관계 안정기 절대 아냐"
대두 구매 불이행·대만 갈등·자원 무기화·군사력 팽창이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워싱턴 정가에서 새해 미·중 관계가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2025년 미국과 중국은 고율의 관세를 주고받으며 파국 직전까지 갔다가 양국 지도자가 서로 만나 극적으로 관세 부과를 1년 유예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인 무역, 대만, 공급망, 군사 문제 때문에 휴전이 깨져 관세 전쟁이 다시 발발하거나 양국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이야기 나눈 미국 의원들 25명에 따르면 의회 내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연초 개회하면서 무역, 대만, 사이버 공격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에 대비한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섀힌(뉴햄프셔주) 상원의원은 "베이징과의 관계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인 그렉 스탠튼(민주·애리조나주) 의원은 "마치 헤비급 권투 시합과 같다. 지금은 짧은 휴전 기간이지만, 양측 모두 휴전 이후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입 약속 지키지 않아…첫 번째 뇌관은 대두 문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말 부산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1년 기한의 무역 휴전 협정이 위태로운 첫 번째 이유는 중국이 약속대로 대두 구입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지난해 5월 중국이 대두 구매를 중단하면서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네소타, 네브래스카, 인디애나 등 미국 주요 농업 주에서 재정적 위기가 우려됐다. 이곳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핵심 정치 기반이기도 하다.

백악관은 시 주석이 11~12월에 미국산 대두 1200만 톤을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구매량은 일부에 불과하다. 12월 초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다시 새로운 마감 시한을 2월 28일로 설정했다.

침공 준비 강화하는 중국…두 번째 뇌관, 대만 문제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은 단기적으로 양국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이다. 미국은 국가안보 전략이나 트럼프-시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우선순위로 두지 않았지만, 중국은 2025년 들어 침공 준비를 강화했다.

지난 10월 중국군은 해안 상륙 작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군용 바지선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는 화물선을 통해 탱크와 트럭을 해안에 직접 하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로 카나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주)은 “중국이 대만을 조여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중국군 항공모함 함재기가 일본 자위대 전투기를 레이더로 조사(照射·겨냥해 비춤)해 긴장이 높아졌다.

세스 몰튼 하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주)은 “중국이 호주와 일본 같은 동맹을 지나치게 자극할 위험이 있다”며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는데 그것을 넘으면 휴전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은 공식적으로 대만 문제에 대해 수십 년간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유지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지 알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중국 희토류·원료 수출 규제 재개 가능성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을 완화했지만 언제든 다시 규제를 부활시킬 수 있다. 25명의 의원 중 10명은 중국이 이를 압박 수단으로 재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드레 카슨 하원의원(민주·인디애나주)은 “휴전 균열의 중심에는 중국의 수출 규제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중국이 의약품 분야로 수출 규제를 확대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중국은 미국 내 의약품 원료의 80%를 공급하고 있어, 공급이 중단되면 아스피린 같은 기본 의약품조차 매대에서 사라질 수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희토류 수출을 재개했으며, 중국 상무부는 새로운 허가 제도를 통해 이러한 수출을 "신속하게 승인"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은 의약품 수출 제한 가능성은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산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위원회는 미국 의회가 설치한 독립적 자문 기구다.

네 번째 뇌관은 점점 강해지는 중국 군사력

세계적 수준으로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전통적 우위를 위협해 양국 갈등 재점화의 뇌관이 되고 있다.

중국 해군은 세계 최대 규모인 200척 이상의 함정을 보유했는데, 최근엔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까지 취역시켰다. 푸젠은 미국의 최신 항모 ‘제럴드 R. 포드’보다 작지만, 전자기 캐터펄트(전투기를 강제로 가속해 이륙시키는 장치)를 갖춰 J-35, J-15T 전투기를 발진시킬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이런 움직임을 위협으로 보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중국의 역사적인 군사력 증강으로 동맹과 파트너가 지속적 공격에 처할 수 있으며 이를 보호하는 게 미국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다수의 의원은 중국의 공격적 군사력 확대가 앞으로 미·중 관계 안정 유지와 양립할 수 없다고 본다. 너새니얼 모런 하원의원(공화·텍사스주)은 "중국의 장기적인 목표는 전 세계의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지배이며, 그들은 미국을 적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