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푸틴·트럼프, 임시 휴전안 반대 일치"…우크라 '결단' 압박

트럼프, 젤렌스키 회담 앞두고 푸틴과 75분 통화
"돈바스 포기해야 전쟁 끝날 것"

8월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위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8.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1시간 15분 동안 전화 회담을 가졌다고 크렘린궁이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애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기 직전, 트럼프 측의 요청으로 성사되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관한 러시아 측의 실질적인 평가를 경청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과 트럼프는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임시 휴전' 아이디어에 대해 반대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확인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측이 국민투표 준비 등을 구실로 제안한 임시 휴전은 분쟁을 장기화하고 적대 행위를 재개시킬 뿐이라는 점에 양측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확실한 종전 조건 없이 시간만 벌어주는 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전쟁 종결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과 관련해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현재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의 약 90%를 장악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점유 중인 나머지 10% 지역에서도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전선 상황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 정권이 돈바스 포기 결정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전쟁이 끝난 후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이에 열릴 엄청난 경제 협력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러시아 및 유럽 국가들과 물밑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트럼프는 경제적 혜택을 종전의 유인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