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 사흘째 폭우…홍수·산사태 속출

일부 산악지대에 최대 254㎜ 물폭탄 쏟아져
산불 피해 지역 특히 취약…대피소에서 불안한 성탄 연휴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 지역에 24일 폭우가 내리고 있다. 2025.12.24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성탄절 연휴 기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사흘째 지속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도심에는 약 152㎜ 비가 내렸고 일부 산악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457㎜에 달했다.

폭우의 영향으로 3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 1명은 지난 24일 출근길 악천후 속 차량을 운전하다가 충돌 사고로 숨졌고, 1명은 차량에 물이 차 목숨을 잃었다. 1명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이번 폭우가 26일을 기점으로 점차 약화된다고 예보했으나 이미 캘리포니아 남부 전역에 돌발 홍수와 산사태 위험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LA 카운티와 오렌지 카운티, 샌버나디노 카운티 등 8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주 정부는 소방차와 구조팀을 사전 배치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피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라이트우드에서 25일(현지시간)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한 가정집의 집안이 진흙에 잠겼다. 2025.12.25 ⓒ 로이터=뉴스1 ⓒ News1 국제부 공용 기자

폭우의 원인으로는 태평양의 습한 공기가 강처럼 밀려오는 '대기의 강' 현상이 지목됐다. 이 때문에 LA 국제공항과 버뱅크 등 LA 카운티 곳곳에서 24일 역대 일일 최대 강수량 기록이 경신됐다.

엄청난 양의 비는 도로를 순식간에 물바다를 만들고 여러 시설을 파손했다. LA 북동쪽 게이브리얼 산맥에 위치한 라이트우드에서는 주민들이 불어난 물에 고립돼 헬리콥터로 구조되는 등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25일 오전 한때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16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겪기도 했다.

특히 최근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지역은 공포가 더 컸다. 불에 탄 토양은 물을 흡수하지 못해 산사태와 토사 유출 위험이 극도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들 지역에 대피령을 발령했고, 일부 주민들은 집을 떠나 대피소에서 불안한 성탄 연휴를 보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게 되면서 대기천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보고 있다.

한편 캘리포니아가 폭우로 몸살을 앓는 동안 미국 남부 텍사스 등지에서는 20도 후반의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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