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네디센터' 개칭에…20년전통 크리스마스공연 '보이콧'

'크리스마스 이브 재즈 잼' 주최측 취소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 외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추가되고 있다. 2025.12.19.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케네디센터)의 명칭이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바뀐 후 연례 행사였던 유명 크리스마스 이브 공연이 취소됐다고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즈 공연 주최자인 드러머·비브라폰 연주자인 척 레드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금요일 명칭 변경 소식을 접하고 '크리스마스 이브 재즈 잼'(Christmas Eve Jazz Jam)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저는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무렵부터 케네디센터에서 공연을 해 왔는데 명칭이 바뀌는 게 매우 안타깝다"며 현재로선 공연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존 F. 케네디 센터는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인 문화 시설로 꼽힌다.

크리스마스 이브 재즈 공연은 20년 넘게 매해 개최됐던 케네디센터의 전통적인 연말연시 행사다. 이번 콘서트는 현장 관람과 함께 온라인 생중계 옵션도 제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직후부터 케네디센터 이사회 의장에 자신을 임명하고 이사회를 측근으로 구성하며 케네디센터 명칭 변경 작업에 착수했다.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18일 케네디센터를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직후 케네디센터는 웹사이트를 개편했고, 다음 날엔 건물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새로운 간판을 설치했다.

케네디센터의 당연직 이사인 조이스 비티 민주당 하원의원은 22일 "이사회의 명칭 변경 표결은 의회가 이사회에 부여한 권한을 넘어섰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주요 문화시설에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건 이례적이다. CNN은 워싱턴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은 대통령의 열망이라고 평가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