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창고 개조해 '이민자 구금' 계획…"8만 명 수용 가능"
샤워실·주방·의료시설 등 이민자 구금 환경 개선 노력
"아마존 배송처럼 효율적 추방 목적"…"비인간적 처사" 비판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민자 구금 시스템을 개편하면서 창고를 개조해 8만 명 이상의 이민자를 구금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려 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계약 입찰문서 초안을 입수해 보도했다.
초안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전국에 7개의 대규모 창고를 건설해 이민자들을 추방하기 전 구금할 계획이다. 각 창고는 5000명~1만 명 수용이 가능하며 △버지니아주 △텍사스주 △루이지애나주 △애리조나주 △조지아주 △미주리주 등에 세울 계획이다.
또한 최대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창고 16곳도 운영할 예정이다.
ICE는 현재 계약업체들을 찾고 있으며, 업체들의 관심 여부를 파악하고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WP는 곧 정식 입찰 공고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초안은 사업 착수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공사가 시작된 뒤 30~60일 이내에 시설이 구금자 수용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강경 이민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들을 전국에 구금 공간이 있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현재 방식 대신 이민자들의 구금 및 추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초안은 "새 시설들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며, 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체류 기간을 제한하며, 추방 절차를 가속화하고, 구금 대상자 모두의 안전·존엄·존중을 증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금 시설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초안에는 개조된 창고에 접수구역, 샤워실, 화장실 딸린 숙소, 주방, 식당, 의료시설, 실내외 휴게 공간, 법률 도서관, 행정 사무실 등을 갖추는 계획이 담겼다. 또한 일부 시설에는 가족 구금자들을 위한 특별 숙소도 마련하도록 했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직무대행은 지난 4월 '국경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 문제(이민자 구금·추방)를 비즈니스처럼 다루는 데 더 능숙해져야 한다"며 "행정부의 목표는 아마존이 물건을 배송하듯 효율적으로 이민자를 추방하는 것으로 프라임(아마존 유료 멤버십)과 같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경 안보 책임자인 톰 호먼 국경 차르에 따르면, 올해 추방된 이민자들은 57만 9000명 이상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창고를 개조해 이민자들을 구금하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애초에 목적이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인 만큼 환기가 잘되지 않고, 정밀한 온도 조절 기능도 없으며, 수천 명의 인원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상하수도 및 위생 시스템에 대한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가 이민 프로젝트'의 활동가인 타니아 울프는 "이것은 비인간적인 처사"라며 "적절한 표현은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사람들을 가축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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