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두 얼굴…'GDP 3.8%' 성장률 탄탄, '실업률 4.6%' 서민 고물가 비명
3분기 GDP도 견조한 성장 관측…관세전쟁·셧다운 충격 이겨내
임금 상승 둔화·실업률 상승에 '살림살이 어렵다' 여론 압도적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5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시키며 예상 밖의 회복력을 보였지만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견조한 거시경제 지표의 이면에 실업률 상승과 임금 인상 둔화, 생활비 부담 가중으로 고통받는 미국인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3.8% 증가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다. 23일 발표될 3분기 GDP 역시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성장률은 약 1.8% 수준으로 전년 대비 둔화했지만 경기침체는 면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11월 실업률은 4.6%로 2021년 9월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흑인 근로자의 실업률은 11월 8.3%까지 치솟아 백인 근로자 실업률의 2배에 달했다. 임금 상승률도 둔화하면서 고물가 상황 속 실질 소득 감소 현상도 지속됐다.
미국 경제의 'K자형' 양극화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주도한 측면이 크다고 NYT는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 기업 투자가 활발해지고 AI 관련주가 증시를 견인했지만, 그 혜택은 주로 주식을 보유한 부유층에 집중됐다.
반면 저소득층은 자동차 할부금 연체 등 금융 스트레스 징후가 뚜렷해지며 소득 격차는 벌어졌다.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CNBC 인터뷰에서 "불확실한 해였지만 경제가 이를 잘 헤쳐나왔다"고 긍정 평가했다.
반면 제시카 풀턴 정치경제연구공동센터 선임연구원은 "흑인 실업률 급등은 다른 모든 미국인에게 닥칠 일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며 현재 위기가 더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대국민연설에서 "물가가 내려가고 임금이 오르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황금기를 약속했다. 하지만 매리스트와 폴리티코 등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대다수 미국인이 주택·보육·의료비 등 생활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해 대통령의 인식과 민심의 괴리를 보여줬다.
내년 경제 전망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제기된다. 올해 통과된 감세 법안과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초 소비와 투자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하지만 AI 열풍이 식고 주식 시장도 함께 내려앉는다면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이 뒤집힐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씨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라크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시장이 실제로 약해진다면 다른 모든 긍정적 요인은 거의 중요하지 않게 된다"며 고용 둔화가 지속되면 소비 심리가 위축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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