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7% 반등…트럼프, 베네수엘라 '해상 봉쇄' 명령

12일(현지시간) 카리브해 과들루프 북부에서 포착된 유조선 '스키퍼'의 위성사진. 미군은 지난 10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제재 대상이었던 스키퍼를 나포했다. 사진은 미국 우주 기업 반토르 제공. 2025.12.12 ⓒ 로이터=뉴스1
12일(현지시간) 카리브해 과들루프 북부에서 포착된 유조선 '스키퍼'의 위성사진. 미군은 지난 10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제재 대상이었던 스키퍼를 나포했다. 사진은 미국 우주 기업 반토르 제공. 2025.12.1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재 대상 유조선의 베네수엘라 입출항을 전면 차단하는 '해상 봉쇄'를 명령하면서 국제 유가가 1% 넘게 반등했다. 이번 조치로 글로벌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동시에 전 세계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일부 상쇄됐다.

17일(현지시간) 오후 4시 6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9센트(1.68%) 상승한 59.91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93센트(1.68%) 오른 배럴당 56.2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 협상 진전 소식에 5년 만의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은 평화 협정이 체결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어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새로운 공급 리스크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행정부를 '외국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봉쇄령을 내렸고 베네수엘라 정부는 "기괴한 위협"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미 해군은 최근 몇 달간 해당 지역에 군함을 배치했으며, 지난주에는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을 나포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리스크는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으나,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에는 분명한 리스크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은 전 세계 공급량의 약 1%를 차지하는데 주요 구매처는 중국의 독립 정유사(티팟), 미국, 쿠바 등이다. 특히 중국은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전체 수입량의 약 4%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다만 미국의 연료 재고가 늘어나며 유가 상승을 제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와 증류유 재고는 각각 480만배럴, 170만배럴 늘어나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며 증가했다. 원유 재고는 130만배럴 감소했는데 예상(-110만배럴)보다 더 많이 줄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