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도피 조력' 美판사 재판…"선 넘어" vs "정책 준수"

검찰 "이민정책 반대할 수 있으나 연방요원 방해 안돼"
변호인 "법원 정책 준수했으며 선의로 행동"

15일(현지시간) 불법 체류자의 도주를 도운 혐의를 받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카운티 순회법원의 해나 듀건 판사가 자신의 첫 재판이 열리는 밀워키 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2025.12.1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에서 불법 체류자의 도주를 도운 혐의를 받는 현직 판사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재판에서 키스 알렉산더 검사는 피고인으로 출석한 밀워키 카운티 순회법원의 해나 듀건 판사에 대해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대해 강한 의견을 가질 권리는 있으나, 연방 요원들의 업무를 방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심원단에 "그 강한 신념이 선을 넘게 하는 결정을 내리게 했다"며 그 근거로 사건 당일 듀건 판사가 "내가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들었다.

반면 듀건 판사의 변호인 스티븐 비스쿠피치는 듀건 판사 체포 소식에 판사들이 "분노, 혼란, 심지어 편집증적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듀건 판사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법원 내 존재를 상급자에게 알리도록 지시한 법원 정책을 준수했으며, 선의로 행동한 것임을 설득할 계획이다.

법무부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 듀건 판사는 자신이 맡은 경범죄 사건 피고인이자 불법 체류자인 에두아르도 플로레스-루이스를 체포하러 찾아온 이민당국과 마약당국 등 연방 요원들에게 "체포하려면 판사 영장이 필요하니 법원장에게 가보라"고 말했다.

그 사이 플로레스-루이스는 배심원이 출입하는 법정 뒷문을 통해 법원에서 빠져나갔고, 연방 요원들은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듀건 판사를 체포했다. 그는 체포 직후 밀워키 연방법원에 출석한 뒤 풀려났다. 플로레스-루이스도 추후에 체포됐다.

위스콘신주 대법원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듀건 판사의 직무를 정지했다. 로이터는 이 사건이 이민 정책을 둘러싼 사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긴장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