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홍콩 지미 라이 유죄 판결 안타까워…시진핑에 석방 요청"

언론인이자 민주화운동가…외국과 공모·선동 혐의로 종신형 가능성
영국 "정치적 조작 기소"…유럽연합 "민주주의 침해 상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멕시코 국경 방어 메달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5.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홍콩 민주화 운동가이자 언론인 지미 라이(78)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은 데 대해 "정말 안타깝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석방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시 주석과 이 문제에 관해 얘기했고, 라이의 석방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라이는 건강이 좋지 않다.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않다"며 "그래서 제가 요청했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언제 대화를 나눴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말 한국 경주에서 시 주석을 만났을 때 직접 라이 사건을 언급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두 정상은 이후 11월 무역과 대만 관련 논의를 위해 통화했다.

영국 정부도 성명을 내고 "정치적으로 조작된 기소"라며 석방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은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중국이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시행하면서 홍콩의 민주주의와 기본적 자유가 얼마나 심각하게 침해당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일부 국가들이 홍콩의 사법 시스템을 폄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국 본토 출신 영국 국적인 라이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2년 전인 1995년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를 설립했다. 빈과일보에 신랄한 비평을 싣고 민주주의에 대한 불굴의 지지를 드러낸 인물로 오랜 기간 중국 정부의 골칫거리로 여겨졌다.

라이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20년 8월 체포됐고 같은 해 12월 기소됐다. 재판은 2023년 12월 시작됐다.

2년간의 재판 끝에 홍콩 고등법원은 외국 세력과 공모해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와 선동적인 출판물을 인쇄·출판·판매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라이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 처벌 양형은 이르면 내년 1월 선고될 전망이다.

라이의 유죄 판결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856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200번 가까이 언급됐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