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7 대신 'C5' 구상하나…"中·러 포함 강대국 연합체 검토"
美 국방매체 "NSS 미공개 버전에 C5 구상"…백악관은 부인
트럼프, G9 주장도…NSS, 中·러 경제적 파트너 강조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러시아 등과 이른바 '핵심 5개국'(Core 5·C5)으로 불리는 강대국 연합체 창설을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국방전문매체 디펜스 원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의 미공개 장문 버전에 미국·중국·러시아·인도·일본 등 인구 1억명 이상의 국가가 참여하는 C5 구상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주요 7개국(G7)의 요건인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라는 제약을 벗어난 새로운 강대국 연합체를 창설하자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G7처럼 정기적으로 특정 주제를 갖고 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도 했다"며 C5의 첫 번째 의제는 이스라엘-사우디 아라비아 관계 정상화를 포함한 중동 안보였다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다만 "33쪽 분량의 공식 계획이 아닌 대체·비공개·기밀 버전은 없다"고 NSS의 미공개 장문 본이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에 러시아를 복귀시켜 G8으로 만들고 아예 중국까지 참여하는 G9을 짜자고 주장해 왔다. 러시아는 본래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과 G8을 구성했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퇴출당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주도로 중국·러시아를 포함한 C5를 구성해 전통적 적대국을 한데 모으고 기존 G7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라며 '다소 터무니없는 발상'이지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와 잘 맞는 구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새 NSS는 중국과 러시아를 적대국보다는 잠재적인 경제적 파트너로 묘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무역전쟁 휴전 후 협력 확대를 모색하면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의 대중 수출까지 허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부산 정상회담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G2 회담은 두 나라 모두에 훌륭한 일"이라며 미·중을 드러내놓고 G2로 묶어 표현했다.
러시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에 속도를 내면서 추후 미국과 러시아 간 에너지, AI, 희토류, 북극 개발을 망라하는 장기 경제협력 협정 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통적 서구 동맹인 유럽은 강하게 비판하며 자립을 재차 촉구했다. 세계 다른 지역보다는 미국 본토가 위치한 서반구 패권 복원에 집중하겠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토리 타우시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유럽담당 국장은 C5 구상에 대해 "트럼프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면서 "이념에 상관없이 스트롱맨(강한 지도자)에 호감을 느끼며 역내 영향력 있는 강대국과 협력하려는 성향"이라고 지적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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