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로비 통했나…中 반도체 수출제한 법안, 국방수권법 제외

"수출길 막힌다" 줄곧 반대…젠슨 황, 트럼프·하원의장 등 만나
의회 내 대중 강경파, 기존 제한 법제화하는 다른 법안 마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일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원 은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12.03.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엔비디아가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던 중국에 대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제한 법안이 2026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서 빠졌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는 5일 공개될 NDAA 최종 조정안에는 '국가 인공지능을 위한 접근성 및 혁신 보장법', 이른바 게인 AI 법안(GAIN AI Act)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 법안은 엔비디아나 AMD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 등 우려 국가에 첨단 AI 칩을 수출하기 전 미국 내 수요부터 충족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품을 이용해 경제력·군사력을 강화할 수 있으므로, 국가 안보 측면에서 첨단 AI 칩 수출 제한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들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주요 엔비디아 고객사들도, 중국 업체들보다 GPU를 더 빠르고 많이 확보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법안을 지지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법안이 통과되면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는 것과 다름없어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백악관도 엔비디아의 편에 서서 법안 반대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인공지능(AI)·가상자산 정책특임보좌관(차르)은 미국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해 중국에 미국산 칩을 더 많이 판매해야 한다는 견해를 유지해 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워싱턴DC를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주요 의원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후 황 CEO는 게인 AI 법안을 포함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현명하다"고 평가하며 "이 법안은 AI 확산 법안보다도 미국에 해로운 조치"라고 말했다.

다만 한 소식통은 "이 조항이 법안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상황은 여전히 예측할 수 없게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회 내 대중 강경파들은 '안전·실현 가능한 수출법'(SAFE Act)이라는 이름의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중 AI 칩 판매에 적용 중인 기존 제한을 법제화하는 내용이다.

maum@news1.kr